[기업이 보는 새해 경제전망] 최고경영자 100명 중 41명 “긴축경영 하겠다”
[기업이 보는 새해 경제전망] 최고경영자 100명 중 41명 “긴축경영 하겠다”
  • 장재진 편집국장
  • 승인 2014.01.0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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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278명 ‘새해 경제’ 이렇게 본다
▲ 2014년 말의 해, 어두운 과거는 지우고 밝은 빛을 향해 달리는 힘찬 말처럼 희망찬 새해를 다짐해보자. 눈 앞의 현실이 엄혹하고 힘겨워도 원대한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밝은 미래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사진은 지난 12월 7일 오전 강원 화천군 상서면 수피령에서 촬영한 말머리성운으로, 왼쪽 아래 불꽃성운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듯하다. 사진/연합뉴스

새해 경영 걸림돌은 ‘내수 부진’ 32.5%
응답자 43.5% “장기형 불황” 우려

우리나라 기업인 43.5%는 현재의 경기상황을 ‘장기불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41.3%는 새해 경영방향을 ‘긴축경영’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인 18.1%만 ‘경기회복 국면’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경제성장률(GDP 기준)을 3.2% 수준으로 전망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이희범)가 278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현상유지’는 37.2%, ‘확대경영’은 21.5%로 집계됐다.‘확대경영’(21.5%)은 전년에 비해 0.8%p 감소한 반면, ‘현상유지’(37.2%)가 10.8%p 증가했다.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 경영도 시계가 불투명하다는 CEO들의 생각이다.

2012년 이후 3년 연속 ‘긴축경영’(41.3%)이 주된 기조로 나타났으나, 긴축경영을 계획하는 기업의 비율은 전년에 비해 9.9%p 하락했다.

긴축경영의 구체적 시행 계획은 ‘전사적 원가절감’ 37.1%, ‘신규 투자 축소’ 19.6%, ‘인력부문 경영합리화’ 18.6% 순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유동성 확보’ 15.5%, ‘생산규모 축소’ 5.2%, ‘자산매각’ 4.1% 순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43.5%는 장기형 불황을 우려했다. 우리나라 현재 경제 상황이 경기회복 국면이라는 응답은 18.1%에 불과했다. 기업인 79.7%가 현 경기상황을 경기 저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중(전체 응답자 중)는 이러한 경기 저점이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36.2%는 현 상황이 경기 저점이지만, 머지않은 시점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현 상황이 경기저점을 통과한 회복국면이라는 응답은 18.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기업인들은 새해 경제성장률(GDP 기준)은 3.2%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2014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하고, 주요기관들의 2014년 경제성장률 예측치(3%대 후반)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경기 저점이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 높다”
경제성장률 GDP 기준 3.2% 수준 전망


경제성장률 전망은 한국은행이 3.8%(2013. 10.10), KDI가 3.7%(2013.11.19)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비록 최근 경기지표가 좋아지고는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내년 경제상황도 낙관할 수 없다는 산업 현장의 견해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최근 몇 년간 이러한 최고경영자들의 경기 전망이 오히려 주요기관의 경기 전망보다 실제 경제성장률에 더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의 36.2%는 내년 매출액(경영성과) 규모가 ‘올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답했다.

또한 악화된 기업의 체감경기가 반영되어 새해 경영성과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긍정적 전망보다 다소 높게 조사됐다.
2014년 경영성과가 2013년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35.5%로 상승을 예측하는 의견(28.2%) 보다 높게 나타났다. 계획 대비 투자 실적이 다른 주된 이유는 ‘내수 침체’였다.

65.9%의 기업들은 지난해 초 계획수준 이상으로 투자를 집행했으나, 34.1%는 계획수준보다 적은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투자계획과 실적이 상이한 주된 이유는 ‘국내 경제여건 악화(56.6%)’로 꼽았다.

투자계획을 달성하지 못한 기업들은 ‘내수침체로 인한 국내 경제여건 악화(56.6%)’, ‘대외 경제환경 악화(30.3%)’를 주요 이유로 제시했다.

투자계획 대비 집행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로 ‘자금조달 애로’를 선택한 비중이 대기업(5.3%)보다 중소기업(18.4%)이 높게 나타났다.
노동시장 현안으로 대기업은 ‘통상임금’, 중소기업은 ‘근로시간 단축’을 가장 부담스럽게 평가했다. 기업 44.2%는 ‘근로시간 단축’을 가장 부담스러운 것으로 평가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은 ‘통상임금 확대’(33.3%), 중소기업은‘근로시간 단축’(56.8%)인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최고경영자 44.2%가 근로시간 단축을 가장 부담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특히, 중소기업은 절반 이상(56.8%)이 근로시간 단축 규제로 인한 부담이 가장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기업은 통상임금 확대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큰 것(33.3%)으로 나타났으며, 근로시간 단축(26.3%)은 정년연장(28.1%)에 이어 세 번째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60세 정년연장, 경영상 해고 요건 강화 등은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2014년 경영의 주된 애로요인으로 최고 경영자들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한‘내수 부진’을 가장 우려했다.

새해 각 항목별 기업 경영 애로요인으로 ‘내수부진’ 3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계부채 해소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으로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는 것이 성장을 위해 중요한 과제로 풀이된다.

수출여건 악화를 기업 경영의 애로사항으로 선택한 비율도 29.3%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수출여건 악화(33.8%)를, 중소기업은 내수부진(37.3%)를 가장 우려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해 투자 및 고용계획을 묻는 설문에는 ‘올해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지난해 대비 2014년 투자 규모에 대해 ‘작년수준’ 43.7%, ‘축소’ 31.1%, ‘확대’ 25.2%로 응답했다.

새해 채용 규모에 대해서는 ‘작년 수준’으로 시행하겠다는 응답이 49.3%로 가장 높았으며, ‘축소’를 계획하는 기업은 30.6%, ‘확대’하겠다는 기업이 20.1%였다.

다만, 투자와 고용계획 모두 ‘확대’ 보다는 ‘축소’를 계획하는 비율이 약간 높아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심화로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경영자 48.9%는 바람직한 세제정책을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증세보다는 감세가 필요하다고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최고경영자의 42.2%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감세정책의 필요성을 제시한 반면, 복지 확충을 위한 증세 논의 필요 의견은 7.4%에 불과했다.

기업규모별로 과반수에 이르는 대기업(49.1%)은 경제활성화를 위한 감세정책의 필요성을 제시하여 중소기업(37.5%)보다 높게 나타났다.

2014년 예상 대미환율(원/달러) 수준을 묻는 설문에는 응답자의 64.3%가 1000원대로 응답했다. 이는 현재 환율(12.10기준, 1050.5원/달러)과 유사한 수준으로 급격한 경기변동이 없는 한 현재의 환율수준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 것.
기업규모별로 1100원대를 예상하는 중소기업 비율(43.6%)이 대기업(16.1%)보다 훨씬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