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풍경 담아 골프장서 전시회
고향 풍경 담아 골프장서 전시회
  • 김진 기자
  • 승인 2013.12.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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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득규 화백, 귀향 5년간 고향 이야기 화폭에
▲ 전남 해남군 화원면 파인비치골프링크스 클럽하우스에서 ‘고향 이야기’란 주제로 전시회를 여는 박득규(49) 화백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신아일보=김진 기자] 귀향 후 5년간 농사를 짓고 틈나는 대로 고향 풍경과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 마을 인근 골프장에서 전시회를 연 특별한 화가가 있다. 병실, 식당, 섬을 오가는 여객선에 이어 이번에는 골프장에서 전시회를 여는 유별난 화가다.

주인공은 국내 최고 골프장의 하나인 전남 해남군 화원면 파인비치골프링크스 부근 고향에서 농사를 짓는 한국화가 박득규(49) 화백.

박 화백은 5년 전 목포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목포 중견화가인 그는 고향에서 땀흘려 농사를 지으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농부화가’로 불러달라”는 그는 고향에서 과수원과 바다농장을 가꾸며 힘든 삶속에서 만든 작품 30여 점을 골프장 클럽 하우스에 내걸었다.

전시회는 ‘고향 이야기’란 주제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귀향’, ‘농장의 신화’, ‘시하바다·추억’, ‘농장의 추억’, ‘농장일기’ 등 작품에는 그의 삶과 땀이 물씬 풍긴다.

한때 ‘생태화가’로 생명이 숨 쉬는 갯벌·남도의 새·섬 이야기를 그렸던 화가답게 유기농으로 재배한 농장일기, 내 곁에 날아온 검은머리물떼새 등 스토리텔링도 돋보인다.

박 화백은 “골프장이 건강한 취미 생활과 운동 공간이지만 농촌의 아름다운 일상과 지역문화 수준을 알리는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향 농장을 소통하고 힐링하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박 화백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병실과 식당 등에서 개인전을 연 특이한 이력도 있다.

2006년 5월 무안군 무안읍 국립 무안군 노인전문요양원 로비 및 병실에서 ‘떠오르는 섬, 다도해’라는 주제로 ‘병실 개인전’을 열었다.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와 그들을 돌보는 가족들에게 바깥세상의 봄꽃 향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전하고 싶어 전시 공간을 병실로 옮긴 것.

2009년 신안군 증도면 증동리 한 식당에 갤러리를 오픈 하기도 했다. 식당 갤러리를 찾은 주민과 관광객이 행복한 식사를 하며 삶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놨으며 하는 마음에서였다.

최근에는 신안 섬을 오가는 여객선 객실에서 전시회를 하기도 했다.

홍익대 미대 출신의 박 화백은 ‘남도 들녘’ 등 개인전과 한·중 수묵교류전 등 100여 회 국내외 전시회를 연 중견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