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원주민에 새마을운동 전파 앞장
호주원주민에 새마을운동 전파 앞장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3.12.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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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준 시드니 한인회장 “호주정부도 적극적 지원”
 

“백인들의 오랜 탄압과 집단 학살로 공동체가 해체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진 애보리진(호주 원주민) 사회야말로 ‘하면 된다’는 새마을운동의 정신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애보리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호주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습니다”

[신아일보=고아라 기자] 호주에서 새마을운동 전파에 앞장서온 송석준(59, 사진) 시드니 한인회장은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호주 사회의 오랜 치부이자 백약이 무효인 애보리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새마을운동이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보리진은 18세기 후반부터 영국에서 건너온 백인 이주민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자행한 탄압과 집단 학살, 가정해체 정책 등으로 거주지와 정체성을 박탈당하고 가정이 파괴되다시피 해 낮은 진학률과 높은 실업률에 따른 약물중독, 알코올중독, 자살, 폭력 등에 시달리면서 호주 사회의 최하층민을 형성하고 있다.

송 회장은 “얼마 전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북서부 오지에 있는 애보리진 마을에 찾아가 현지 지도자를 만났는데 지도자란 사람이 ‘우리에겐 희망이 없다’고 하더라”면서 “애보리진 공동체야말로 새마을운동이 필요한 곳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그 지도자에게 한국에서 새마을운동이 시작됐던 상황을 소개하며 “1960년대의 한국도 당신들과 마찬가지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새마을운동을 통해 그런 상황을 극복했다고 설득했더니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송 회장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NSW 주정부 관계자들을 찾아가 애보리진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새마을운동 전파 계획을 설명했고,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받아냈다.

송 회장이 호주에서 새마을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드니 시티 상우회장을 맡고 있던 송 회장은 시티에 코리아타운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시드니 시 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새마을운동을 제안했다.

송 회장은 “무작정 코리아타운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것보다는 먼저 뭔가 기여를 한 뒤에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한인업소 직원들이 매일같이 거리를 깨끗이 청소하고 분위기를 바꾸니까 한인에 대한 시각이 확 달라졌다”고 회고했다.

시드니 시티 환경개선 운동에 굳이 정치적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새마을운동이란 이름을 붙일 필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송 회장은 “솔직히 시작할 때만 해도 반대의견이 많았다”며 “만약 내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뒤 이걸 시작했다면 색안경을 끼고 본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이순신 장군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고 “새마을운동의 위대한 점은 ‘정신개조’에 있다”며 “한국인들을 지배하던 부정적 사고방식을 ‘하면 된다’는 긍정적 사고로 바꾼 것이 새마을운동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새마을운동의 의미를 설명하며 애보리진 문제 해결을 위해 새마을운동을 제안하자 애보리진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아온 NSW 주정부 담당 장관이 크게 공감하며 적극적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