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의 사회적 실천 위해 노력”
“미술사의 사회적 실천 위해 노력”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3.11.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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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유홍준, ‘명작순례’·‘한국미술사 강의3’ 출간
 

“미술사학의 길로 들어서면서 ‘미술사의 사회적 실천’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정년을 맞네요. 게으르게 산 것 같지는 않은데 완결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신아일보=고아라 기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로 대중의 문화적 눈높이를 크게 높인 유홍준(64, 사진) 명지대 교수가 정년 퇴임을 맞아 28일 오후 명지대 방목학술정보관 국제회의장에서’미술사의 사회적 실천을 위해’주제 강연을 했다.

퇴임에 맞춰 신간 ‘명작순례-옛 그림과 글씨를 보는 눈’과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3’을 낸 유 교수는”이 시대가 요구하는 미술사적 과제를 가슴에 품고 깊이 탐구하라”는 메시지를 후배 미술사학도에게 전했다.

1967년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한 유 교수는 대학 때 16세기 이탈리아 미술사가이자 화가인 조르조 바사리가 쓴 ‘이탈리아 미술가 열전’ 을 읽고 미술사학에 눈을 떴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된 그는 1975년 출소해 금성출판사에서 ‘한국현대미술 100인 선집’의 편집을 맡았다. ‘공간’ 편집부에서 고(故) 김수근 선생 밑에서도 일했다.

1983년 홍익대 미술사학과에서 석사를 마친 그는 미술평론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그는 당시 민중미술의 미술사적 의의에 대해 “나는 민중미술의 이념을 이론화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민중미술가들이 생산해낸 작업의 ‘비평적 증언’이 더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후 ‘화인열전’, ‘완당평전’과 함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내면서 미술사가로 크게 이름을 얻었다.

특히 이 시리즈는 2000년 1권 한 권만으로 100만부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1-6권 모두 합쳐 300만부를 넘기는 등 인문서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유 교수는 내년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남한강편을 낼 예정이며 일본 교토편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열심히 책을 쓰고 살았는데 아직 미결이 많다”며 부인이 “퇴임하지도 않으면서 무슨 정년퇴임 기념이냐. 차라리 정년 시작 기념이라고 하구려”라고 한 말을 전했다.

유 교수는 퇴임 후에도 석좌교수로 명지대에서 계속 연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장을 역임한 그는 최근 논란이 된 숭례문 단청 복원 문제에 대해 “개인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라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