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영웅’ 채명신 초대 주월사령관 별세
‘월남전 영웅’ 채명신 초대 주월사령관 별세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3.11.2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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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8개월 간 베트남전 지휘…5·16 가담, 유신에는 반대
 

용맹 떨친 군인이자 외교관.체육인

 

[신아일보=고아라 기자] 6·25 전쟁과 베트남전에서 용맹을 떨친 군인이자 외교관, 체육인이었던 채명신 예비역 중장<사진>이 2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채명신 장군은 6·25 전쟁이 끝나고 육군 9사단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만난 이후 5·16 쿠데타에 가담했으나 1972년 박 전 대통령의 유신개헌에는 반대했다.

고인은 1926년 11월 27일 황해도 곡산군에서 항일운동가인 아버지와 독실한 기독교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49년 육군사관학교의 전신인 조선경비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6·25 전쟁에 소위로 참전했다.

당시 '백골병단'이라고 불리는 게릴라부대를 이끌고 북한군 점령지를 돌며 후방교란 작전을 펼쳐 전과를 올렸고 이후 8사단 21연대 1대대장으로 북진에 참여하기도 했다.

6·25 전쟁이 끝난 뒤 38사단장, 5사단장을 역임했다.

박정희 당시 육군 소장이 주도한 5·16 쿠데타에도 가담해 국가재건최고회의에 참여했고, 베트남전 당시인 1965년 8월 한국군 초대 주월사령관 겸 맹호부대장에 임명됐다.

이후 1969년 4월까지 3년 8개월간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을 지휘했다.

주민으로부터 고립된 약화된 적을 우세한 병력과 화력을 섬멸한다는 새로운 전술개념을 도입해 상당한 전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 돌아온 뒤 육군 2군사령관을 지냈으며 1972년 박 전 대통령의 유신에는 반대했다. 이후 같은해 중장으로 예편했다.

군 복무기간 6·25 전쟁과 베트남전에서 세운 공로로 태극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을지무공훈장 등의 훈장을 받았다.

월남 최고2등훈장, 미국 공로훈장, 대만 공로훈장, 필리핀 명예훈장, 태국 왕관훈장, 브라질 문화훈장 등 외국 훈장도 다수 받았다.

전역 후에는 스웨덴, 그리스, 브라질 대사를 역임하며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1980년대에는 하버드와 버클리대 등 미국과 일본 대학에서 연구활동에 매진하기도 했고, 이후 베트남참전유공전우회 회장, 6·25 참전유공자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군 원로로 활동했다.

베트남전 당시 월남에 태권도를 보급하는 등 태권도에도 관심이 많았고, 초대 태권도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회고록인 '베트남전쟁과 나'를 비롯해 '사선을 넘고 넘어', '하나님, 나의 하나님' 등이 있다.

장례는 육군장으로 진행되며,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 발인은 28일 오전 7시에 열린다.  그리고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