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첩된 한국외교 위기, 해결책 안 보인다
중첩된 한국외교 위기, 해결책 안 보인다
  • 신아일보
  • 승인 2013.11.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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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방문에 일본과 중국에 신고하는 상황
우리의 자존심을 팽개친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 방공식별구역(ADIZ)을 설치 했다. 이 구역에는 우리의 최남단 영토인 이어도가 포함되어 우리와의 영토분쟁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우리는 일본과의 독도 분쟁과 함께 인접 2개국과 영토 분쟁을 하게 되어 향후 고립무원의 힘겨운 외교전을 펼치게 되었다. 중국과 영토 분쟁을 하게 됨으로서 한국이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공동 대응한다는 전략에 흠결이 생기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외교가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에 있어서 뾰족한 해결책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전 국민이 단합, 지혜를 모아야 한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23일, 한국과 대만 사이의 동중국해 상공을 방공식별구역으로 선포하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공식 시행에 들어간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중국이 발표한 항공기 식별 규칙에 따르면 중국의 식별 요구에 불복할 시 ‘방어적 긴급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무력사용을 불사하겠다는 선포인 것이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중국이 이번에 발표한 방공식별구역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과 일부 구간에서 제주도 면적 1.3배(남북 20km, 동서 115km) 정도가 겹친다”며 “이어도 상공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에서 이어도는 제외돼 있다. 한국과의 영토 분쟁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국방부는 24일, 대변인 명의로 유감을 표명하고 “정부는 중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을 현재 인정하지 않는다”며 “중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는 일본에 더 충격적이다.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일본과의 영토 갈등이 심각한 지경인데 중국이 이일대를 방공식별구역으로 선포함으로서 향후 무력 충돌이 한층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다오위다오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반공식별구역을 선포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은 일본이 1969년부터 운용 중인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과 상당 부분 중첩되며 센카쿠 열도를 포함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3일 “일본 영토, 해, 영공은 단호히 지켜야 한다. 확고히 대응하라”고 지시하여 무력 충돌을 예고하는 분위기이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중국의 일방적인 조치는 오해와 계산 착오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 일본을 거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이어도에 대한 방공식별구역 미설정은 일본의 독도 연계론 때문이지만 향후 분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

1951년 미군이 설정한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에는 이어도가 빠져 있는 것이 잘못이었다. 반면 일본의 방공식별구역(JADIZ)에는 이어도가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지금도 이어도 인근에 한국 공군기가 출격하거나 연구원들이 헬기로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를 방문할 때엔 일본에 비행 계획을 통보해야 한다.

중국이 별도로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에도 이어도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이젠 일본과 중국 양측에 통보한 뒤에야 해당 지역에 갈 수 있는 처지가 된 것이다.

향후 우리의 외교가 어렵게 꼬이리라는 것이 쉽게 점쳐진다.

지금의 화를 부른 것은 과거 우리의 영토에 대한 관리가 허술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범국민적 지혜를 모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