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록 멀쩡하게 잘 있다”
“대화록 멀쩡하게 잘 있다”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3.11.06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내용 왜곡”… 검찰, 초본 삭제·미이관 경위 확인
▲ 취재진에 둘러싸인 문재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회의록 폐기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문 의원은 6일 오후 1시47분께 변호인과 함께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문 의원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NLL(북방한계선)을 확실하게 지켰다. 대화록은 멀쩡하게 잘 있다”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 사건의 본질은 참여정부가 국정원에 남겨놓은 국가 비밀기록을 국정원과 여당이 불법적으로 빼돌리고 내용을 왜곡해서 대통령 선거에 악용한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는 잡으라는 도둑은 안 잡고 오히려 신고한 사람에게 ‘너는 잘못은 없느냐’라고 따지는 격”이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광수 부장검사)는 지난 2일 문 의원에게 ‘가급적 이른 시일에 참고인 신분으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며 출석 요구를 했다.
검찰은 문 의원을 상대로 2007년 회담 이후 생산한 회의록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됐는지와 회의록 수정본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은 경위, 회의록 초본이 삭제된 이유 등을 확인했다.
초본 삭제나 수정본의 미이관 행위에 고의성이 있는지, 삭제 또는 미이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는지 등도 조사했다.
문 의원은 2007년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있으면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고 이후 회의록 생산과 대통령기록관 이관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이런 점에서 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회의록의 삭제·보관 여부에 관해 보고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검찰은 그동안 기록물 관리에 관련된 참여정부 인사 20여명을 조사했으며 회의록 삭제 및 미이관이 상부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관련자에 대한 형사 처벌과 관련, 처벌 대상자와 수위를 막바지 검토 중이다.
회의록을 기록관에 넘기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 규정이 없지만 초본을 삭제한 것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라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초본이 삭제된 경위나 수정본이 회의록으로 넘어가지 않은 것이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정리해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