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위상 걸맞는 기여 필요”
“한국 국제위상 걸맞는 기여 필요”
  • 신아일보
  • 승인 2008.06.2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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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 반기문 유엔 총장 일문일답
“한국도 경제대국, 민주대국의 위상에 걸맞는 국제 기여가 필요합니다.”
한·중·일 아시아 3국 순방과 G8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반기문 총장이 25일(현지시간) 뉴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다음달 3일 18개월만에 한국을 방문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취임 이후 첫 고국 방문이라 가슴이 무척 벅차다”고 말문을 연 반기문 총장은 “한국은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으로 국제사회에서 경이의 대상이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그 위상에 걸맞는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 속에 방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반 총장과의 일문일답.

■ 고향 방문 일정이 있는데
“총장 취임 이후 첫 방문이라 기대에 차 있다. 외국에 오래 있다가 돌아가니 조상 성묘도 하고 고향 친지도 만나 정담도 나누고 싶다. 하지만 일정이 너무 바빠 고향에서 1시간 정도밖에 머물 시간이 없을 것 같다. 귀로에 청주대에서 열리는 모의 유엔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젊은 세대들이 유엔을 이해하고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 일본과 중국 방문의 의미는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데 이번이 첫 방문이다. 일본 또한 유엔에 두번째로 많은 기여를 하는 나라로 대단히 중요하다. 이들 나라는 외교부 장관 시절부터 협조 관계를 잘 구축하고 있지만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기후변화 문제와 빈곤·질병 해소를 위한 새천년개발목표(MDG) 등 글로벌 이슈를 잘 협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은 기후 문제와 관련, 논의를 많이 해야 한다.”

■ 유엔에서의 한국의 역할에 대한 입장은
“세계 11대 경제대국인 한국은 정치 경제 사회의 눈부신 발전으로 세계의 선망의 대상이다. 이제 한국은 정치 경제의 위상에 걸맞게 ODA(공적개발원조)와 PKO(평화유지군) 등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글로벌한 시각으로 기여의 부분을 늘려야 한다.”
■ 한국의 소극적인 태도가 제기되기도 하는데
“한국인 사무총장이기 때문에 한국에 좀더 기대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아주 많다. 한국이 소극적인 이유가 국제 현안에 대해 재원이나 기술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적 의지와 나눔의 문화가 필요하다. 비록 여유가 없어도 아픔을 공유하고 고통을 나누다 보면 마음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 한국이 너무 내부 문제에만 치중하기 때문인가
“바깥을 보지 않으면 한국밖에 안 보이는 법이다. 나도 그렇다. 아프리카에 가면 정말 눈물이 난다. 그런데 뉴욕에 돌아와 며칠 지나면 또 잊어버린다. 국제 문제에 관심을 쏟고 글로벌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번에 한국 방문길에 PKO 장병을 격려하고 글로벌 콤팩트 참여 기업 대표들을 만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다행스럽게도 유엔 기후변화 특사를 맡고 있는 한승수 총리가 유엔 총회 의장 경험을 살려 한국과 유엔의 역할에 대해 평소 많이 강조해주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지도자 1위로 선정됐는데
“크게 가치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그런 조사의 순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의 촛점은 신뢰받는 지도자가 부족하다는 것과 블라디미르 푸틴과 후진타오 등 강력한 파워의 지도자들이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것이다.

■ 북한 방문 계획은 없는지
“아직 그런 계획은 없지만 북핵 문제가 잘 진행되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냉각탑 폭파를 공개하는 등 지난해 10월 합의된 핵 불능화 조치의 2단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만났을 때도 북핵 문제가 진전이 있을 때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나가야 한다는 말을 했다. 6자회담이 잘 진행되니까 유엔의 현안에서도 북핵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유엔의 어젠다에서 밀린다는 것은 결국 좋은 의미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