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인사 잇단 ‘정치부활’
낙천인사 잇단 ‘정치부활’
  • 신아일보
  • 승인 2008.06.2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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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불도 다시 보자”…2개월만에 생환
정치특보 김덕룡·강재섭 대표 물망올라
맹형규등 청와대 안착…권오을등 입각

지난 4.9 총선 과정에서 낙천했던 한나라당 인사들이 청와대 특보.비서진 및 내각 개편 움직임과 맞물려 다시 전면에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국민과의 ‘불통'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소통'과 ‘정무 감각'이 신임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최대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정치인 출신들이 하마평에 계속 오르내리고 있는 것.
지난주 청와대 수석비서관 개편에서 맹형규, 박형준 전 의원이 정무수석과 홍보기획관에 각각 임명 및 내정된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방증하는 셈이어서 낙천인사들의 정치적 부활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총선 직후 언급한 ‘6개월 룰'을 허무는 것으로, 이 대통령은 당시 한나라당의 낙선·낙천자 재활용론에 대해 “낙선자들은 총선 이후 최소한 6개월 동안은 정부·청와대 인사나 공기업 인사에서 기용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번 청와대 인사로 ‘6개월 룰'이 사실상 무의미해짐에 따라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낙선·낙천자들은 재기를 기대하며 이 대통령에 의한 발탁소식을 고대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정치특보에 김덕룡 전 의원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강재섭 대표가 물망에 올라 있다.
두 사람 모두 오랜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한 정무적 판단과 정치력을 갖추고 있어 합리적이고 원만한 국정 조정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전 의원의 경우 호남권 인사여서 영남색 탈색에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 당시 부인이 금품 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전력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차기 총리 카드로 거론될 때부터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이라며 거듭 고사의 뜻을 밝힌 바 있어 정치특보 카드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붙투명한 상황이다.
내각의 경우에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의 경질이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농수산식품부 장관에는 권오을, 홍문표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17대 때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과 간사로 활동하며 농업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입각하지 못할 경우 자신들의 전문성과 농업분야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발휘할 수 있는 한국농촌공사나 마사회 쪽에도 관심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전재희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을 오래 역임하면서 보건복지 현안에 정통한 실력파다. 신상진 의원은 대한의사협회 회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군에 빠지지 않고 거론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는 국회 교육위원장 출신인 황우여 의원과 교총회장 출신인 이군현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밖에 정형근 최고위원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광원 전 의원은 농촌공사 사장, 이재웅 전 의원은 EBS 사장이나 교육부 산하기관장의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계동 전 의원의 경우에는 국회 사무총장직에 도전장을 냈으며, 김양수 전 의원은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가까운 이방호 전 사무총장도 농림수산식품부 기용설이 한때 나돌기도 했지만, 권력 사유화 논란이 채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전 총장을 기용하는 것은 시기상 적절치 않다는 여권 내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어느 때보다 정무적 판단 능력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정치인 출신들이 중용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면서도 "'낙천 인사 배려'라는 논공행상 식의 인사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오해 받지 않도록 낙천 인사 기용은 필요하더라도 최소한도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