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으로 둔갑한 미국산 쇠고기
호주산으로 둔갑한 미국산 쇠고기
  • 신아일보
  • 승인 2008.06.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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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체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속여 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국내 할인점 업계 2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계열인 홈에버에 입점해 있는 협력업체가 지난 해 10월 검역이 중단되기 전에 들어온 미국산 쇠고기 60Kg 중 10Kg을 해동해 불고기용으로 양념한 뒤 호주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다 내부 고발로 적발된 것이다.
또 광주에서는 식육점을 차려놓고 국산과 수입산 돼지고기를 섞은 양념 돼지갈비를 국산으로 속여 음식점에 공급해 온 식육업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놓고 한 달 이상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한·미 추가 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이 때 원산지를 속이는 사례가 적발된 것은 국민들의 우려가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이는 ‘민간 자율규제’가 쇠고기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검역주권을 훼손 한 정책이 시장에 의해 보장할 수 없음을 대변해주고있다.
정부가 쇠고기 문제에서 신뢰를 잃은 요인은 국가 검역체계로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안심할 수 없다는 시민들의 우려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싫으면 먹지않으면된다는 실언으로 민심을 자극 한바 있다. 생산지 표시제를 강화하여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 하겠다는 것이 정부가 내놓은 대안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와 같이 국민들이 수입산 고기를 육안으로 식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 하고 양념하거나 가공할 경우 수입업자나 유통업자가 속이려 한다면 속수무책이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홈에버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까지 포함되어 있어 수입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영세한 식당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워싱턴에서 한·미 쇠고기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다시 연기됐다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다. 애당초 잘못된 협상에 의한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거듭 지적하지만 쇠고기 민심은 정부와 시장에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게 아니다. 정부는 검역주권을 확보하고 국민 건강권을 최우선 한다는 믿음을 주어야 하고 시장은 소비자의 선택을 보장하는 상도의를 지키자는 것이다.
자율규제의 실효성은 어느 누구도 장담 할 수 없다. 수출업자들의 자율규제를 강제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정부는 이번 협상을 통해 국민건강과 안전식탁 확보에 최선을 다한다는 신뢰를 심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