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연휴 달콤한 문화에 빠지다
긴 추석연휴 달콤한 문화에 빠지다
  • 고아라·문경림 기자
  • 승인 2013.09.0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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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부터 내한공연까지… 연극·뮤지컬 7편 소개

 오랜만에 찾아온 꿀같은 긴 연휴, 추석이 바로 다음주로 다가왔다. 제각각 바쁜 연휴를 구상중이겠지만 달콤한 문화즐기기를 계획 중이라면 뮤지컬이나 연극 관람을 적극 추천한다. 창작부터 내한공연까지 추석연휴 5일을 몽땅 문화투어에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귀한 공연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뮤지컬 ‘쓰릴 미’

 

 

국내 남자 뮤지컬배우들의 워너비 뮤지컬 <쓰릴 미>가 지난 5월17일부터 유명 일본 크리에이티브 팀의 참여로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재공연 되고 있다. 뮤지컬 <쓰릴 미>는 2007년 초연 이후로 매 공연 기록 행진을 해오며, 소극장 뮤지컬의 신화라는 타이틀을 가진 작품이다.
<쓰릴 미>는 매 공연 티켓 오픈시 1위를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예매 전쟁이 있었으며, 2010년에는 2회 이상 재관람 관객이 2447명이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는 작품. 또한 ‘스타 배우 양성소’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쓰릴 미>에 참여했던 배우들은 뮤지컬 스타 대열에 오르거나 무대 밖 활동도 활발해졌다. 류정한, 김우형 등은 이 작품을 통해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 수상(류정한),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신인상에 노미네이트(김우형)된 바가 있으며, 또한 김무열, 강동호, 지창욱 등은 <쓰릴 미> 이후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연은 9월29일까지 신촌 더스테이지에서 펼쳐진다. 4만4000~5만5000원, 문의 02-744-4033.

◇뮤지컬 ‘애비뉴Q’
‘북 오브 모르몬’으로 2011년 토니상과 브로드웨이를 휩쓴 ‘브로드웨이의 악동콤비’ 로버트 로페스와 제프 막스의 작품이다. 영어 버전의 내한공연으로 국내 첫선을 보이는 중이다.
배우들이 손을 사용해 움직이는 퍼핏들의 입을 통해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은밀한 고민과 인간의 본성을 수면 위로 끌어낸다. 포르노 중독 등 입에 담기 불편한 사회문제들부터 청년실업과 직장생활 문제, 섹스와 사랑에 관한 보편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과 없이 들춰낸 유쾌한 풍자와 해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퍼핏을 이용하지만, 바로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성인뮤지컬을 보여준다. 만 15세 이상 관람 가로 명기하고 있으나 “섹스, 동성애, 포르노 등의 문제들을 당황스러울만큼 뻔뻔하게 다루고 있어 만 18세 이상 관람”을 권장한다. “열라 구리다” “나 기분 급 좋아짐” “우훗뚜왕” 등 영어의 속어를 우리말의 속어로 적절하게 옮긴 자막이 웃음보를 터뜨린다. 추석 기간 30% 이상을 할인해준다. 설앤컴퍼니와 롯데엔터테인먼트, CJ E&M, GWB엔터테인먼트. 5만~13만원. 1577-3363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
세계적인 펑크록 밴드 ‘그린 데이’의 2004년 동명 앨범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팀이 내한했다. 기존의 주크박스 뮤지컬이 뮤지션의 히트곡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반면, 그린데이의 콘셉트 앨범 주제와 내용을 그대로 옮긴 록오페라 형식이다.
암울한 교외에 살던 세 청년의 성장 과정을 그렸다. 특히 9·11 사태 이후 미국 젊은이들이 느낀 불안한 현실과 정체성의 혼란을 시적으로 표현했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토니 어워즈’를 수상한 마이클 메이어가 연출했다. 펑크 록 클럽과 창고에서 영감을 받은 무대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추석 연휴와 금요일 1회 공연은 30%를 깎아준다. 오디뮤지컬컴퍼니 CJ E&M, 인터파크 시어터, 6~15만원. 오픈리뷰 1588-5212

◇뮤지컬 ‘구텐버그’

 

 

이번이 국내 초연으로 두 신인 뮤지컬 작곡가·작가인 ‘버드’와 ‘더그’의 브로드웨이 도전기다. 극중극 구조의 독특한 2인극이다. 활판인쇄술의 혁명가 구텐버그가 본래는 와인쟁이였다는 설정이다. 20여명에 달하는 대극장용 ‘구텐버그’를 무대에 올리기 위한 고군분투기다. 버드와 더그가 제작자들 앞에서 갖은 소품을 사용하면서 공연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다룬다.
송용진과 장현덕, 정상훈, 정원영 등 대학로에서 ‘끼’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심야식당’의 김동연 연출, ‘하이스쿨 뮤지컬’ ‘위키드’의 양주인 음악감독이 힘을 보탠다. 11월10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볼 수 있다. 4만4000~5만5000원, 쇼노트 CJ E&M 공연사업부문. 02-3485-8700

◇연극 ‘광부화가들’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1)의 각본을 쓴 영국 작가 리 홀의 작품이다. 영국 북부 탄광촌의 실화가 바탕이다. 광부들의 그림 모임 ‘애싱턴 그룹’의 활약상을 그린다. 이를 통해 예술이 왜 자신들에게 필요한 지 인식하고 수용하는 탄광촌 사람들의 삶을 전한다.
2010년 국내 초연 당시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의 ‘2010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되는 등 호평 받았다. 특히 무대 위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고흐 등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초연에 이어 이상우 연출이 다시 지휘했다. 강신일 김승욱 김중기 등 무게감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10월1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볼 수 있다. 2만~5만원. 1644-2003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으로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지켜보는 가족의 이야기다. 덤덤하지만 세밀하고 사실적인 묘사로 따뜻함을 준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신구와 손숙이 부부로 호흡을 맞춰 주목된다. 이들이 함께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2년 만이다.
연극계 두 거목의 아들 역으로는 정승길이 발탁됐다. 푼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며느리 역은 서은경, 시골 멋쟁이 정씨 아저씨는 이호성이 맡는다. 김철리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이 연출한다. 3만~5만원. 신시컴퍼니. 02-577-1987

◇연극 ‘강풀의 순정만화’
인터넷 만화 <순정만화>는 작가의 오랜 구상 끝에 나온 결과물로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며 극이 전개되는데 있어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하다. 이러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연극 <강풀의 순정만화>는 컴퓨터 화면 속에서 느끼지 못했던 캐릭터들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2차원 속에 갇혀 있던 연우, 수영, 하경, 숙이가 3차원의 무대 공간에서 통통 살아 숨쉬며, 순수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원작이 만화라는 장점을 충실히 살리면서도 만화에서는 볼 수 없는 연극적인 아이디어들과 기발한 공간 활용으로, 공연이 진행되는 110분 동안 관객들은 지루할 틈 없이 재미와 감동 모두를 가슴에 안고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가위 특별 이벤트로 9월 한달간 전석 50%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9월29일까지 대학로 아츠플레이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1만5000원(할인 이벤트 적용). 1577-5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