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문정희, 500만 눈앞 “주희役 보는 순간 ‘이거다’ 싶었어요”
‘숨바꼭질’ 문정희, 500만 눈앞 “주희役 보는 순간 ‘이거다’ 싶었어요”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3.09.01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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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루한 외골수 역할에 “훌륭한 연기” 호평

흥행 퀸 다음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김상경과 호흡


지난달 14일 개봉한 ‘숨바꼭질’이 31일까지 약 490만 관객을 모아 500만 관객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히트한 데에는, 앞에서 힘차게 끈 손현주(48)와 가운데에서 무게중심이 돼준 전미선(43) 못잖게 뒤에서 열심히 밀어붙인 문정희(37)의 공이 크다.
남의 집에 숨어들어 사는 낯선 사람들에 맞서 그들로부터 자신의 집과 가정을 지키려는 가장들의 분투를 그린 영화에서 문정희는 일련의 사건들의 열쇠가 되는 인물이다.

현실에서의 문정희가 우아하고 세련된 외면과 온화하고 포근한 내면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극중 ‘주희’를 문정희가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 좀처럼 믿어지지 않았다. 외모는 남루하고 초라하며, 성격은 집착이 강하고 외골수다. 행동은 남들과 눈도 똑바로 못 마주치고, 굉장히 정신없으며 산만해 늘 무언가에게 쫓기는 듯하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에 들어서면 그 모든 거죽 속에 또 다른 주희가 숨어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충격적이어서 영화를 보던 당시는 물론, 지금도 영화 속 주희를 떠올리면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다.
문정희는 그런 주희의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풀어내기 위해 영화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주희의 개인사를 늘 생각하며 연기했다.
“주희는 아마도 거리의 여자였을 거에요.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가출한 뒤 성폭행을 당했을 수도 있죠. 몸을 팔며 연명했을 지도 몰라요. 딸 ‘평화’는 그 과정에서 낳은 아이일 수도 있지만, 남의 집에서 훔친 아이일 가능성도 있어요. 그런 그녀였기에 그 누구보다도 집과 가정에 대한 집착과 욕심이 컸을 겁니다.”
그렇다. 주희의 겉모습과 행동만 봐도, 과거의 이야기가 영화 속에서 생략됐다고 해도, 주희가 얼마나 거칠게 살아왔는지, 왜 그렇게 집에 연연하는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뛰어난 변신이며, 훌륭한 연기다.
그러나 이런 주희는 자칫 볼 수 없었을 수도 있다. 제작사 드림캡처와 연출자 허정(32) 감독은 문정희가 ‘성수’(손현주)의 아내 ‘민지’를 제안했다. 지난해 재난 영화 ‘연가시’(감독 박정우)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경순’을 열연하며 워낙 힘든 연기를 펼쳐 쉬워가기를 원하리라 짐작했다. 또한 여배우로서 선뜻 맡기 어려운 파격적인 역할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실제로 허 감독은 “문정희 선배가 주희를 맡아주기를 내심 바랐지만 맡아달라고 앞장서서 말하기는 어려웠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문정희는 주희를 택했다. 오히려 더 강한 연기를 펼치고 싶었던 것이다. “민지는 이제껏 많이 해왔던, 밝고 맑은 역할이었어요. 그러나 저는 주희라는 캐릭터를 보는 순간 ‘이거다’ 싶더군요. 놓치고 싶지 않았답니다.” 제작사나 감독이 쾌재를 부를 수밖에 없는 ‘여신의 한 수’인 셈이다.
문정희는 ‘연가시’로 451만명, ‘숨바꼭질’로 500만명을 모아 흥행 퀸에 올랐다. 모두 쉽지 않은 연기였고, ‘과연 될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던 영화였다. 이제는 그녀가 밝고 경쾌한 영화에서 쉽고 편한 연기로 자신을 힐링해주면 좋겠다. 계속 스스로를 거칠게 몰아붙였으니 연기 변신을 핑계삼아서 말이다.
그래서일까, 문정희는 다음 작품으로 소설가 홍부용씨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로맨틱 코미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감독 김덕수)를 골랐다. 김상경(41)과 부부로 나온다니 그림도 좋아 보인다. “‘연가시’에서 예쁜 모습이 아니어서 아쉬웠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숨바꼭질’에서는 더 안 예뻤네요. 호호호. 다음 작품으로 김상경 선배와 로맨틱 코미디를 찍게 됐어요. 여기에선 예쁘게 나온답니다.”
하지만 문정희의 다음 얘기를 들으면 예뻐 보일는지는 몰라도 힐링은 아직도 먼 듯하다.
“말랑말랑하고 가벼운 영화라고 해서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영화 속 캐릭터에 빠져드는 것은 심각한 영화가 됐건, 무거운 영화가 됐건, 그 반대인 경우가 됐건 배우가 선택하는 것이거든요. 저는 아마도 천성적으로 쉬운 선택은 못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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