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형’지고‘강한 대표론’뜨다
‘관리형’지고‘강한 대표론’뜨다
  • 신아일보
  • 승인 2008.06.0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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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쇠고기 파동·6.4재보선 참패
한나라당이 최근 쇠고기 파동과 6.4재보선 참패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차기 대표는 난국을 돌파할 강한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잘못된 공천’ ‘고소영 내각’에 이어 ‘쇠고기 파동’까지 청와대의 독주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한편에서는 여의도 정치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청와대가 스스로 ‘소통의 부족’을 시인한 만큼, 당도 청와대의 말을 무조건 따르기 보다는 사안별로 제 목소리를 내는 방향으로 당청관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당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여의도 정치에 대한 혐오가 오늘과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며 당이 정책 추진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7월 전당대회는 정몽준 의원과 박희태 전 의원의 양자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재보선에서 당 지도부를 대신해 지원유세를 돌며 본격적인 ‘표밭갈이’에 돌입했다.
두 사람 모두 최근 여의도에 선거사무실을 마련하고 실무 준비에 들어가는 등 외형적인 기반은 갖추었으나 쇠고기 파동으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의 경우 이상득 의원을 비롯한 원로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만 ‘관리형’이라는 이미지 탓에, ‘강한 대표론’이 부상할 경우 다소 불리해 질 수 있다.
정 의원은 박 전 의원의 대세론이 주춤해진 틈을 타 기회를 잡으려 하겠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어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3선으로 당내 ‘허리’ 역할을 하는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의원 등 쇄신파에서 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한나라당은 현재 ‘민정계’ ‘친이계’ ‘친박계’ 등 제 세력들이 무한 경쟁하는 구도”라며 “쇄신파도 이제 당에서 역할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현재 쇠고기 문제로 인해 개원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전당대회는 당의 중심 이슈가 될 수 없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지난 6일 당 안팎에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전당대회 이야기를 지금 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전대에는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강력한 대표론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한 초선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강한 리더십이 부족해 새 정부 구성 3개월 만에 국정 혼란 상황을 초래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 아니라 여당으로서의 당내 시스템의 부재”라고 주장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지금은 오히려 화합형 대표가 필요한 시기”라며 “국정이 혼란한 때일수록 당은 계파를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으로 더욱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화합형 대표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