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협상 선언까지 국회 개원 연기
재협상 선언까지 국회 개원 연기
  • 신아일보
  • 승인 2008.06.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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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3당“정부 구걸 외교로 국제적 망신 좌초”
홍준표“여당 홀로라도 등원…협상은 계속”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 등 야3당 원내대표는 4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재협상을 선언할 때까지 18대 국회 개원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5일로 예정됐던 국회 개원식 및 이 대통령의 개원연설이 무산될 전망이다.
민주당 원혜영, 민노당 강기갑,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국민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야3당 원내대표들은 국회 개원 연기에 대한 정치적 부담에 대해서도 “잘못된 협상을 바로잡기 위해 거리에 나선 국민이 경찰의 물대포와 군홧발에 짓밟히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 개원은 국민의 분노하는 심정에 배치되는 것이 아닐 수 없다”고 명분을 내세웠다.
이들은 3일 정부가 미국 측에 30개월령 쇠고기 수출 중단을 요청한 것과 관련, “잘못된 협상으로 국민의 안전과 검역주권을 송두리째 내준 정부가 아제는 구걸외교로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정부의 보궐선거용 기만책을 ‘사실상의 재협상’이라며 국민을 속이려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원 원내대표는 특히 자율규제협정이라고 주장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주권국가답지 않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채면만 손상됐다”고 지적했고, 권 원내대표는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야3당 원내대표들은 이에 이 대통령의 재협상 선언과 더불어 내각 총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18대 국회가 개원하는 5일 통합민주당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동의를 요구하며 등원을 계속 거부할 경우 ‘여당 홀로 등원’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 299명의 의원들에게 등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내일 우리는 등원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단독 개원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최근 20년간 국회가 단독 개원한 전례는 없었다”며 “우리는 등원하지만 단독 등원은 아니다. 의장이 없기 때문에 의사 절차를 진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아직 국회부의장을 선출하지 못했으니 부의장은 제외하더라도 내일 국회의장단을 뽑는 것이 맞다”며 “국회 개원이 늦으면 늦을수록 서민들의 어려움만 가중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야당이 지금 기분으로 대통령 연설을 들을 기분이 나겠나. 우리도 내일 개원식에서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을 고집하지는 않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장외로 나간 지 며칠 됐다고 벌써 들어와서 되겠느냐는 야당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개원 세레모니는 하지 않더라도 이제 민생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 조속한 시일 내 이 문제를 갖고 민주당과 물밑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요구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국회통과에 대해 “이 법은 가축 전염을 예방하는 법이다. 이를 사람과 연계해 법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그는 “국회 개원 후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검토해 줄 용의가 있다”며 “민주당이 요구한 관보게재도 연기했고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도 받아주겠다는데 등원은 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