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원세훈·김용판 불출석 궁색한 변명·꼼수"
野 "원세훈·김용판 불출석 궁색한 변명·꼼수"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3.08.13 1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권은 13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의 핵심 증인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14일 국회 국정조사에 불출석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의 출석을 촉구했다.

김 전 청장은 청문회와 재판 일정이 겹쳐 14일 청문회 출석이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상태다. 원 전 원장도 같은날 청문회에는 참석하지 못하지만 21일에는 출석 가능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기 문란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국민의 요구가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변명과 꼼수로 무시되고 짓밟히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보며 문득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서양 격언이 생각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변인은 "보통 이 말은 총론의 화려함에 현혹돼 각론의 의미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를 꼬집어 하는 말"이라며 "그러나 이번 경우는 다르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미 디테일 속에 숨어 있는 악마를 간파하고 있고 언젠가는 그것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낼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세훈, 김용판은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 국민이 요구하는 실체 규명의 길을 회피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한 국기문란 세력들은 반드시 엄정한 국민의 심판대에 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야당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언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라서 또는 재판 기일이라서 나오지 못하겠다는 것은 청문회에 나오지 않으려는 궁색한 변명이자 꼼수에 불과하다. 이는 곧 국정원 국정조사를 파행시키고 국회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을 비난했다.

이들은 "언론을 통해 원세훈, 김용판 두 증인이 21일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것은 비공식적인 꼼수다.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국회에 보내온 불출석 사유서에는 그 어디에도 21일 출석하겠다는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진보정당도 힘을 보탰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며 "원세훈과 김용판이 증인출석을 일주일 연기한 것은 촛불의 힘으로 청문회 일정을 연장한 것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이것은 최고위층 내지 배후의 용인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하지 않는 그들만의 연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들이 출석 일자를 미루면서 결과적으로 출석을 하지 않으려는 속셈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21일은 아직까지 증인으로 채택되지 못한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증인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가 청문회에 나와야 하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이 14일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면 국정조사 특위는 여야 합의대로 즉각 이들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고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