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5전투기 13만 시간 무사고 비행
F-5전투기 13만 시간 무사고 비행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3.08.0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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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비행대대, 30년 된 노후 기종으로 달성 괘거
▲ 지난 6일 13만 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을 달성한 205대대의 F-5 전투기가 무사히 착륙하고 있다.

6일 오후 1시 빨간마후라의 고향인 공군 제18전투비행단 활주로에 F-5 전투기 두 대가 날렵한 모습으로 사뿐히 착륙하자 부대원들이 항공기 주위로 모여든다.
205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 김학수 소령(38·공사46기)과 하창무 중위(27·공사59기)가 캐노피를 열고 엄지를 치켜들자 조종사들과 정비사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를 보낸다.
205전투비행대대의 13만 시간 무사고 대기록이 달성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205전투비행대대는 대대가 창설된 1977년 9월20일부터 이날까지 35년하고도 10개월 동안 13만 시간을 비행하면서 단 한건의 비행사고도 없었다.
한 대대가 한 종류의 전투기만을 운용하며 이뤄낸 기록으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쾌거다.
이 기간 동안 대대에 배치됐던 F-5가 비행한 거리는 약 1억530만㎞. 지구 2700바퀴, 지구에서 달을 270회나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김 소령은 “205대대의 13만 시간 무사고 비행 대기록은 대대를 거쳐 간 선후배 조종사들과 함께 이뤄낸 결과”라며 “빛나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205대대의 일원으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36년이나 F-5E/F 항공기를 사고 없이 운용한 것은 조종사들의 비행 기량과 안전의식, 그리고 정비사들의 완벽한 정비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동해안에 위치한 제18전투비행단은 해무가 잦고, 급작스런 기상 변화가 심한 지역이다. 갈매기와 같은 새들과의 충돌(버드스트라이크, Bird Strike) 위험도 늘 있다.
그 만큼 조종사들의 심리적 부담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염분에 의한 부식을 막기 위한 방부작업 등 정비소요 또한 만만치가 않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비행단이 운용하는 F-5E/F가 40년 가까이 한반도 영공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공군 군수분야의 발전과 노력이 수반됐기 때문이라고 공군은 전했다.
실제로 부대 정비사들은 기골보강을 통해 전투기 수명을 연장시키는가 하면 단종된 부품을 얻기 위해 이미 도태된 다른 기체를 분해하거나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205전투비행대대장 장기석 중령(41.공사42기)은 “제18전투비행단은 동북부 최일선을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라며 “영공을 침범하는 적기를 향해 가장 먼저 전선으로 출격해야 하는 조종사들은 항상 최고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즉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F-5E/F는 몇 년 내 도태될 예정이어서 현재 답보상태인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이 하루빨리 정상 추진돼 무사고 기록을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