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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문국현의 이상한 야합
이회창·문국현의 이상한 야합
  • 신아일보
  • 승인 2008.05.2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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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과 노선이 전혀 다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공동 원내 교섭 단체구성에 합의했다. ‘정통보수’를 표방하는 선진당이 총선에서 18석을 얻었고 ‘창조적 진보’를 표방하는 ‘창조한국당’은 3석을 얻었다.
정체성과 지지층을 보면 물과 기름 같은 두 사람이 손을 잡았다. 양당은 국회법상의 교섭단체 지위(20석 이상)를 얻게되면서 국회운영상 막강한 권한을 누리게 된다.
이념적 좌표가 정반대인 양측이 손을 맞잡은데 대해 원칙 없는 야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의원 내각제 국가에서는 정체성이 전혀 다른 정당끼리 연대해 내각을 구성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그러나 우리 헌정사에서 정당 끼리 연대가 매우 낯설다. DJP연합으로 정권을 창출한 김대중 정부시절 새천년 민주당 이 ‘의원 꿔주기’라는 해괴한 방식으로 자민련의 원내 교섭 단체구성을 도왔다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두 당 사이에 연대가 이뤄진 것은 당장 정치적 이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비교섭단체 군소정당은 제도적으로 상임위 배정이나 발언권등에서 불리하다. 원내 교섭단체가 되고 안되고에 따라 초청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을 감안할 때 두 당은 정체성을 무시한 정치적 야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통보수를 표방하는 선진당은 이념 스펙트럼으로 볼 때 한나라당의 오른쪽에 위치하고 창조적 진보를 내세운 창조한국당은 대통합 민주당보다 더 왼쪽이다.
이렇게 극과 극인 당들이 한 지붕에서 동거하며 생산적 정치를 해내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총재는 한때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짝사랑 했다. 그게 여의치 않으니 이제 또 다른 사람을 찾은 꼴이다. 검찰 수사에 시달리는 문국현 대표도 교섭단체 구성으로 미니 정당의 설움을 이겨내고 싶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그랬다고 설명하면 그뿐일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원칙을 중시해 왔다. ‘정통보수’를 지키겠다고 이 총재를 믿었던 유권자와 ‘창조적 진보’의 길을 지지했던 유권자의 이해관계는 어떻게 맞출 것인가 눈앞의 권력을 위해 유권자의 선택은 저버린 행위는 야합정치라고 한다. 이 총재는 좌파정권 종식을 정치재개의 명분으로 문 대표는 깨끗한 정치를 참여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두 사람 다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정치의 단맛에 취해 점점 때 묻은 정치인을 닮아가는 듯 한 모습이 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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