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김형오-안상수 대결
국회의장 김형오-안상수 대결
  • 신아일보
  • 승인 2008.05.20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 의원 동시 출마 할 경우 표결 불가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0일 18대 국회의장 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한나라당 몫인 차기 국회의장직은 5선 중진 김형오 의원과 4선의 안상수 대표 간 이례적인 경선이 치뤄질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
국회의장직은 통상 여당 최다선 의원이 맡아왔고 일종의 명예직으로 받아들여져 왔기 때문에 단독 후보가 추대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두 의원이 동시에 출마의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 표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의장 출마를 전격 선언한 것은 지난 18일 홍준표 의원과 임태희 의원이 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동반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당내에서는 ‘박희태(당 대표)-홍준표(원내대표)’ 카드에 맞설 대항마로 ‘안상수-정의화’ 카드가 거론되기도 했으나, 정 의원이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를 구하지 못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그의 당 대표 도전도 사실상 무산된 만큼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는 이런 세간의 지적에 대해 “주위로부터 당 대표 출마 권유를 많이 받았지만 처음부터 국회의장직을 생각하고 있었다”며 “수도권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맡기로 했기 때문에 당 대표는 영남권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의원을 의식한 듯 “(당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분이 박희태, 김형오 의원이다. 그분들이 맡는 것이 맞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형오 의원은 당 대표 출마설을 일축하면서 차기 국회의장 출마 의사를 거듭 밝혔다.
김 의원 측은 이날 “18대 국회에서 국회개혁이라는 과제를 달성하겠다는 생각에 일절 변함이 없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다만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중진들이 자리 다툼을 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안 원내대표가 공식 출마를 선언한데다 김 의원도 출마를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경선을 피할 수 없게 됐지만 아직까지 승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 의원이 총선 직후부터 차기 국회의장직을 강력히 희망해왔고 지지 기반을 그동안 착실히 다져왔다는 점에서 기세를 선점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내는 등 연륜과 관록 면에서 두루 높은 점수를 받고 있고, 원내대표 재임 당시 여야 관계를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도 두텁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안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나 이재오 의원과 사전 조율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적 없다. 혼자서 결정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당 대표 출마설이 나온 배경에는 이재오 의원의 입김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국회의장 경선 과정에서도 친이계의 측면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당내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그가 원내대표를 맡아 당 내부를 원만히 조정하면서 지난해대선과 올해 총선을 무난히 치뤄냈다는 점도 평가할 만한 부분이 아니냐는 의견도 상당수인 만큼 해볼만한 싸움이 아니냐는 것이 안 원내대표 측의 생각이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