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처리 사실상 무산
한미FTA 처리 사실상 무산
  • 신아일보
  • 승인 2008.05.2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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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이상 수입안돼” VS “‘쇠고기’ 대국민 사과부터”
李대통령-손학규 대표 영수회담서 입장 차만 재확인

이명박 대통령과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0일 여야 영수회담을 갖고 쇠고기 협상 문제와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해 논의했으나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안 도출에도 실패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쇠고기 협상) 추가 협의내용이 사실상 야당과 국민들이 우려하는 내용을 해소할 수 있는 사실상의 재협상에 준하는 내용”이라면서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도 실질적으로 수입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히면서 야당의 협조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또 “(30개월령 쇠고기를)수입업자들이 수입하지 않겠다는 자율 결의했다. 협상이 진행중인 일본과 대만과 형평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혹시 생기면 수정 보안을 요구할 것”이라고 거듭 쇠고기 문제에 대한 이해를 강조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에 대해 “조류 독감과 광우병 사태로 인해 신뢰의 위기가 왔다”면서 “중고생들이 촛불집회에 나서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쇠고기 협상과 관련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와 SRM(광우병 특정 위험물질) 수입은 반대한다”면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정부가 국민정서법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임시국회가 총선 이후임에도 열린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로 참으로 감사하다”면서 “이제 회기가 4~5일 밖에 안남았으니 손 대표가 리더십 발휘해서 한미FTA(비준안 처리)를 마무리 해달라”고 한미FTA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당선인 시절 노무현 대통령과도 만나서 ‘한미FTA가 타결되면 정부의 최대 업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소개하면서 “FTA비준 문제가 17대 국회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이번 17대 국회의원들이 임기 중에 마무리 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에 대해 “나는 일관되게 경기도지사 때부터 (한미FTA)비준에 찬성 입장 밝혀왔지만 쇠고기 협상 때문에 FTA문제를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잘못된 점은 사과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해 사실상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과 소통이 일부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지적은 받아들인다”면서도 “거듭 밝히지만 오늘 발표될 추가 협의 내용으로 국민 불안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정서법을 얘기하지만 지도층이 열정을 갖고 국민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며 야당의 협조를 재차 당부했다.
손 대표는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반대할 건 단호히 반대하는 야당을 하겠다”고 강조하자, 이 대통령은 “서민에게 구체적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을 더 강화하겠다”면서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위해 자주 만나자”고 화답하면서 회동을 마무리지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손 대표의 대통령 대국민 사과 요구에 대해 “이 대통령께서 적절한 기회에 쇠고기 문제를 마무리하고 한미FTA 문제의 국민적 협조를 당부하는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뜻도 밝히셨다”면서 “다만 그게 사과를 직접적으로 의미하는 건 아니며 진실은 진실대로 밝히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취임이후 야당 대표와의 첫 단독 회동인 이날 회동은 비록 한미FTA 비준 협조라는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으나, 야당과 소통의 물꼬를 트고 화합 상생의 정치를 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이날 오후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한 미국과의 추가 협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여론의 추이를 살펴볼 것"이라면서 "대국민담화 형식이 될 지는 모르겠으나 금명간 대통령께서 쇠고기 문제와 한미FTA 비준 처리에 대한 대국민설명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