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개헌론 본격 점화
정치권 개헌론 본격 점화
  • 신아일보
  • 승인 2008.05.19 1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나라 “18대 국회서 개헌해야”…직선제 이후 20년
여야 정치권 향후 개헌에 따른 정계개편 여부 긴장

한나라당은 대선 후 처음 열린 개헌 관련 토론회를 통해 18대 국회 초반에 대통령 임기제를 포함한 포괄적인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 개헌 논의를 점화하면서 여야 정치권이 향후 개헌에 따른 정계개편 여부를 놓고 긴장하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19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이주영 의원의 주최로 열린 ‘일류국가를 위한 헌법개정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1987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만든 이후 20년이 지났다. 지금의 시각에 맞도록 헌법 전반을 손질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특히 강 대표는 “지난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에 헌법 개정을 주장하며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지만 ‘정략적’이라며 다음 대통령의 임기 초반에 국회 내 특위를 만들어 제대로 논의하자고 했다”면서 “대통령제, 이원정부제, 내각제 중 무엇이 좋을지 논의한 뒤, 남북관계나 인권문제, 장애인을 보는 달라진 시각 등도 헌법 (개정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과거 독재정권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면책특권, 불체포특권 등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때가 왔다”며 “18대 국회가 시작되고 ‘쇠고기’ 불 좀 끄고 나면, 여름이나 가을께 국회 내 특위를 만들어서 이번 국회 내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미국 경제학 교수가 우리나라에 와서 ‘내가 왜 원포인트 교수로 격하되느냐’며 농담을 건넨 적이 있다”며 “원포인트 개헌이 아니고 종합적인 차원에서 검토를 한다니 좋은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주영 의원은 “이제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초석을 놓을 시점에 있다”면서 “18대 국회가 출범하면 개헌 논의를 집중적으로 단기간에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8대에서 통합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선진당 이상민 의원과 함께 여야를 초월해 헌법연구단체를 만들어 개헌 논의의 구심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형오 의원은 “내가 원내대표 시절, 노 전 대통령의 ‘원포인트 개헌’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당시 6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개헌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18대 국회에서 논의하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며 “18대가 개원하면 특위를 만들어 좋은 헌법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87년 체제가 역사적 역할을 하며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 서서히 마감할 때가 됐다”며 “18대 국회가 국민의 실망을 져버리지 않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개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 중심제는 대통령이 독선에 빠지기 쉽고 체제 안정감이 없다”며 “국회가 이 나라 국정의 중심이 되도록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해 국회가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국회의장은 이어 “대통령은 외교·안보를 맡고 다수당이 임명한 국무총리에게 내정을 맡겨야 한다”며 “차제에 ‘중대선거구’로 선거법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사실상 정권이 바뀐 이후 처음으로 정치권에서 개헌을 논의하는 자리로, 많은 의원들이 참석해 개헌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토론회에는 강재섭 대표를 비롯해 안상수 원내대표, 정몽준 최고위원, 이주영, 황우여, 주성영, 김형오, 정의화, 김정권, 나경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 조해진(경남 밀양·창녕) 당선자가 참석했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