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이 만화 20권으로
조선왕조실록이 만화 20권으로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3.07.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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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 화백, 10년 만에 완간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조선왕조실록 접근을 돕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
국보 제151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구성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전 20권 시리즈가 완간됐다.
한겨레 신문에 만평을 연재한 박시백(49·사진)씨가 역사 무지를 반성하며 시작한 작업이다. 작품 구상부터 완간까지 13년, 첫권 ‘개국’(2003) 이후 ‘망국’을 기록하는 데 걸린 세월만 10년이다. 실록 2077권을 121권의 노트로 요약해 4000장, 2만5000컷에 나눠 담았다.
박씨는 “망국의 과정을 담으면서 아프고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가 보기에 답답하고 안쓰럽지만, 그 시절에도 의병운동이 일어나는 등 새로운 가능성이나 희망이 있었어요. ‘부끄러운 역사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죠”라고 말했다.
사실로 알고 있던 역사가 실록과 배치될 때마다 ‘실록을 제대로 알리자’는 사명감은 커졌다. 작품 제작 초기 ‘만화’에 찍었던 방점을 ‘역사’로 옮겨갔다. 정사 없는 야사가 얼마나 허망한지 느꼈기 때문이다.
가장 만화화하기 힘든 역사이기도 했다. “세종실록이 기록이 방대하고 전문적인 분야가 많아요. 음악 등은 제가 전혀 모르는데 당대의 용어로 나와 있거든요. 부지런히 인터넷과 관련 서적을 뒤졌죠.”
최근 논란이 된 남북정상회담대화록과 관련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당파적 시각에 따른 해석이 들어가긴 해도 사실 자체는 빠지지 않고 기록한 점, 실록을 당대의 왕이 볼 수 없게 차단한 점 등 조선왕조의 기록물을 대하는 태도를 되새겨 볼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시백의 조성왕조실록’은 지금까지 70만 독자와 만났다. 출판사는 완간과 함께 판매부수 100만부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박씨는 29일부터 조선왕조실록을 주제로 팟캐스트 방송에 나서는 등 조선왕조실록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활동을 이어간다.
전 20권, 4618쪽, 2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