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미국과 재협상 문제 큰 이견차
여야, 미국과 재협상 문제 큰 이견차
  • 신아일보
  • 승인 2008.05.0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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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미국소가 수입돼 광우병 일으킬 확률 47억분의1”
정세균 “광우병 발생 후 수입 중단,아마추어리즘의 전형”

7일 국회에서 열린 ‘쇠고기 청문회’에서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시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파문을 수습하려 했지만 야당 의원들의 강도높은 추궁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 결정의 불가피성을 인정 하면서도 최근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광우병 괴담‘과 시중의 악화되는 여론을 우려하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또 통합민주당등 야당의 재협상 주장을 국제적 협상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이른바 ‘인터넷 괴담‘을 소개하며 “인터넷과 일부 방송은 ‘미친소‘가 곧 ‘미국소‘이며, 이를 수입하는 것은 국가적 재앙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서 “일본의 한 연구에 의하면 미국소가 일본에 수입돼 광우병을 일으킬 확률은 47억분의 1로, 이러한 괴담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차 의원은 “미국과의 마찰을 일으키면서까지 굳이 재협상을 할 필요는 없다”며 “계속 (합의를) 유지하다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그때 가서 수입을 재개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형오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은 미국 축산업계와 우리 정부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제대로 국민들을 안도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전면 개방을 한다고 해서 불신이 생겼다”고 지적한 뒤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해소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에게 “광우병에 걸린 소라도 SRM(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하면 날것으로 먹어도 되느냐”고 묻는 등,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검증하는데 질의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이와 관련, 강 원장은 “99% 안전하다. 날것으로 먹어도 안전하다”고 호응했다.
“국민들이 왜 불안해 하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정운천 장관은 “‘기립 불능(스스로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소의 모습이 방송을 통해 나가면서 엄청난 괴담이 퍼졌다”고 방송측에 화살을 돌린 뒤, “과거 일본에서도 이러한 괴담으로 1조의 경제적 손실과 10조의 사회적 손실을 빚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통합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광우병 발생 후에 수입을 중단한다는 것은 결국 한미간 합의의 일방적 파기 아니냐”고 따진 뒤 “아마추어리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얘기할 때 미국이 과연 용인할 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국내) 상황이 악화됐으니 (미국에)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중식 의원은 “한나라당 자체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캠프 데이비드 회담에 연연하면서 이처럼 엄청난 사태를 가져온데 대해 외교통상부와 청와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장관은 “쇠고기 개방으로 국민 건강이 위협 받는 일이 있다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후, 쇠고기 청문회에 참석해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해수위 장관으로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길은 이것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양국간 통산 마찰이 발생하더라도 수입중단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