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절반쉬어도 봉급받는 ‘서울메트로’
한 해 절반쉬어도 봉급받는 ‘서울메트로’
  • 신아일보
  • 승인 2008.05.0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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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경영 구조가 방만하다고 지적을 받아왔던 서울시 1-4호선 지하철공사가 조직 및 인원 구조조정 작업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서울 메트로에 따르면 A씨는 병가와 보건휴가 등을 합쳐 1년간 171일을 집에서 쉬었다. 또 B씨는 병가제도를 악용 최근 2년간 1회 1-4일 씩 19회 걸쳐 병가 60일, 조퇴를 15회했다. C씨는 업무 중 개인적인 이유로 근무지 이탈과 음주를 일삼았다.
이 회사 인사팀은 “감기 같은 가벼운 병에 걸려도 병가를 내는 직원들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직원들이 건강을 배려한다는 명분으로 병원 영수증만 제출하면 연 간 30일 간 병가를 쓸 수 있도록 한 노사 협약이 꾀병 환자를 양산한 것이다. 민간 기업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서울 메트로는 지난해 1300억원의 적자를 냈고 누적 결손금이 5조 4000억원에 이른다. 이런 부실을 고스란히 서울 시민 부담이지만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5243만원으로 웬만한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다.
정부 산하 공기업은 그나마 감시하는 눈이라도 많지만 지방 공기업은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없는 한 개혁의 무풍지대에서 온존한다.
서울 메트로는 A씨처럼 불성실 무능 직원 94명을 재교육과 함께 일정기간 ‘서비스 지원단’에 배치하고 2010년까지 정원 20%가량인 총 2088명을 줄여 나가는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을 할 계획이다. 지하철 1 Km 당 운영 인력이 국내 8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평균의 2배에 이르고 선진국 지하철에 비하면 3배나 된다는 사실이 추진 배경이었다. 자선 단체가 아닌 바에야 1년에 절반을 출근을 하지 않고도 업무에 지장이 없는 직원을 두고도 고용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노조는 “조합원의 사전 동의가 없는 구조조정은 무효”라면서 “비상 대책위와 파업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번 경영 혁신안을 백지화할 것”이라고 한다.
서울시의 인사 개혁은 일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 행정에 긴장감을 높이고 공무원들의 근무자세를 바로 잡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무원 조직이 변하는데는 공기업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공기업의 방만 경영에 가장 효율적 대처방법이 민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공기업 모두를 동시에 민영화 할 수는 없다. 공기업 스스로가 경영 혁신이나 구조 조정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영화 실시 여부와 시기는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 서울 메트로의 개혁 실험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