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지키기에 미흡” 질타
“국민건강지키기에 미흡” 질타
  • 신아일보
  • 승인 2008.05.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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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구체적 대안 가지고 오라” 정부에 쓴소리
청와대, 광우병 관련 인터넷 괴담 확산 차단 총력

한나라당과 정부는 6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 광우병 발생 위험이 현저한 경우 또는 발생시에 미국과 재협상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재협상 조건으로 △수입된 쇠고기 물량 전체에 대한 ‘전수 조사’ △미국 현지에 국내 조사관을 파견해 공동 조사토록 하는 ‘현지 조사’ △즉각적인 수입 중단 조치를 제시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제2차 고위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을 지키기 위한 대책이 미흡해서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OIE, 검역주권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검역을 OIE에 전적으로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협케 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재협상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정부 측에 물었다.
이에 대해 한승수 국무총리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포괄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농수산식품부의 대책 발표가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에 그쳐 국민의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고 보고 추가 보완 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것을 정부 측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이한구 정책위의장 등은 “오늘이 당정 청문회인데 이런 수준의 답변은 곤란하다”며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오라”며 정부 측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또 수입산 쇠고기를 사용하는 국내 모든 식당에 대해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도록 하고, 군대 식당, 학교 식당 등 급식 과정에서 광우병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건이 일어날 경우 수입산 쇠고기 사용을 즉각 중단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정부 측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집단 급식에 대한 조치는 국내 조치이므로 즉각적으로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한나라당은 “캐나다에서 수입된 소가 100일동안 미국에서 사육될 경우 미국산 쇠고기로 전환돼서 수입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고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완제품에 원산지 표시하도록 하고 위반시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당정은 이번 5월 임시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조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당정은 이를 위해 농민과 중소기업 등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보전 대책을 마련키로 하고,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 등 FTA의 효과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이날 당정협의에서는 어린이 보호대책에 대해서도 당정간 논의가 이뤄졌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학원 폭력, 어린이 성범죄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률 개정 뿐만 아니라, 행정 체계, 범정부 차원의 자체 협력, NGO와의 공조, 인프라 구축 등이 필수라는데 인식을 함께 했으며, 대구 어린이 집단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긴급 후속조치들을 마련키로 했다.
한편 청와대는 최근 광우병 위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전을 펴는 등 공세적인 정책 홍보에 나섰다.
특히 쇠고기 협상 이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이 120만건을 넘어서는 등 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데 우려를 표명하면서 광우병과 관련된 왜곡된 정보를 사전 차단하는 데 총력을 펴고 있다.
현재 청와대 홈피를 방문하면 농림수산식품부·보건복지가족부 공동명의로 ‘미국에서 수입되는 쇠고기와 미국 사람이 먹는 쇠고기는 똑같습니다’란 홍보문구가 적힌 팝업창이 뜬다.
홈피 메인화면에는 ‘광우병 괴담 10문10답’이 게시됐다. ‘소를 이용해 만든 화장품, 생리대, 기저귀 등 600가지 제품을 사용해도 광우병에 전염된다? 전혀 근거없는 괴담이다’라는 식의 문답 형식을 띤 안내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청와대가 홈피를 통해 대국민 홍보전에 박차를 가한 지난 주말 개인 명의로 매입된 ‘미친소‘ 관련 도메인이 청와대 홈피로 연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도메인 매매사이트 ‘후이즈(whoisdomain.kr)’에 따르면 대구 소재 성모씨는 지난 3일부터 이틀간 한글도메인 ‘미친소.net’ ‘미친소.kr’과 영문도메인 ‘michincow.co.kr’를 사들였다.
이들 사이트 주소를 주소창에 입력하면 청와대 홈페이지(www.president.go.kr)로 연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친소‘ 도메인이 청와대로 연결됐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우리도 이제 어떻게 할 지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광우병 여론악화를 막기위해 일부러 ‘미친소‘ 관련 도메인을 사들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개인이 도메인을 사서 청와대 홈피로 연결되게 한 것이지 우리가 산 건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미친소‘ 관련 도메인을 살 이유가 없지 않나”고 답했다.
한편 울산 소재 박모씨가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사들인 ‘미친소.com’ ‘michincow.com’ 도메인은 축산 및 채식주의 관련 영문사이트로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문도메인 ‘michincow.net’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만든 인기사이트인 ‘미친소닷넷’으로 연결된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