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잭더리퍼’다니엘役‘팔색조’지창욱
뮤지컬‘잭더리퍼’다니엘役‘팔색조’지창욱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7.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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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때문에 변해가는 캐릭터에 욕심났다"

‘웃어라 동해야’(2010)의 ‘동해’, ‘총각네 야채가게’(2011)의 ‘한태양’…. TV드라마를 통해 알려진 지창욱(26)의 이미지는 밝고 건강함이다.
그러나 무대에서는 돌변한다. 2010년 ‘쓰릴미’에서 무엇하나 부족한 것 없으나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그’를 맡았다. 올해 상반기 가수 김광석(1964~1996)이 부른 노래들로 엮은 창작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에서 연기한 ‘무영’은 밝고 생기로운 캐릭터였지만 기저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16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잭 더 리퍼’에서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는 주인공 ‘다니엘’을 연기한다. 1888년 영국 런던에서 처참하게 매춘부들을 살해한 희대의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가 날뛰던 시대가 배경이다.

뮤지컬 ‘그날들’로 뮤지컬 어워즈 신인상 수상
‘그날들’로 지난달 ‘더 뮤지컬 어워즈’ 신인상을 받으며 뮤지컬계 블루칩 반열에 오른 지창욱은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서 저의 또 다른 면들을 찾아가고 싶어요. 다니엘은 입체적인 캐릭터라 욕심이 났어요. 특히 사랑 때문에 변해가는 그의 심정에 공감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안재욱(42)을 필두로 엄기준(37), 한류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성민(27) 등 다니엘은 수많은 스타들이 거쳐간 배역이다. “당연히 부담이 된다”면서도 “부담을 좋은 연기를 선보이는데 돌리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날들’이 창작 초연작인 것과 달리 ‘잭더리퍼’는 수차례 공연한 라이선스다. “저도 이제 뮤지컬을 막 시작한 단계라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데, ‘그날들’은 시간이 걸려도 모든 것을 만들어야 했죠. 근데 ‘잭더리퍼’는 이미 만들어진 것 안에서 해야 해요. 연습을 하다보니 답답한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제 욕심이 크기 때문인 것 같더라고요. 이미 시스템화된 것 안에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고 이해하면서 또 다르게 배우는 부분이 있어요.”

2007년 뮤지컬계 입문 스타덤 이용한 진출 아냐
2007년 뮤지컬 창작집단 불과얼음이 주최한 ‘제1회 단막극 페스티벌’을 통해 뮤지컬에 발을 들였다. 앞서 단국대 연극영화과 진학 당시 실기시험에서 뮤지컬 ‘레 미제라블’ 중 ‘장 발장’이 부르는 ‘브링 힘 홈(Bring Him Home)’을 부르기도 했다. 탤런트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뮤지컬에도 일찌감치 관심을 기울였다. 스타덤을 이용해 뮤지컬로 진출한 배우가 아니다.
차기작은 ‘그날들’에서 호흡을 맞춘 장유정(37) 연출의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다. 이달 말 일본 도쿄의 롯폰기의 아뮤즈 뮤지컬시어터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장유정 연출님은 엄마 같은 분이세요. 하하하. 감사하게도 저를 잘 봐주셔서 ‘형제는 용감했다’에 출연할 수 있었죠.”
24일부터는 자신이 지난해 출연한 SBS TV 드라마 ‘다섯손가락’이 일본 지상파 TBS드라마를 통해 방송되는 만큼 차세대 한류스타 자리를 예약할 태세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일본에서도 그저 열심히 할 뿐이죠.” 뮤지컬과 TV·영화 연기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본질은 똑같다”고 답했다. 다만, 무대에서는 “순발력이 필요해 더 긴장된다”고 전했다.

중심잡고 신념대로 주관있는 배우 되고파
앞으로 “주관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 “대중을 무조건 외면하는 것이 아닌, 대중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중심을 잡고 제 신념대로 열심히 하다보면, 많은 분들이 그 모습을 보고 좋아해주실 것 같아요.”
자신보다 작품 안 캐릭터로 부각되고 싶다는 원칙에 철저하다. “‘잭더리퍼’에서도 제가 아닌 다니엘이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잭더리퍼’는 9월29일까지 볼 수 있다. 지창욱과 함께 엄기준, 김다현, 성민, 보컬그룹 ‘2AM’ 멤버 이창민, 그룹 ‘부활’의 보컬 정동화가 다니엘을 번갈아 연기한다. 뮤지컬배우 신성우, 김법래, 조순창, 김준현, 민영기, 박성환, 제이민, 소냐 등이 출연한다. 엠뮤지컬컴퍼니. 4만~13만원. 02-764-7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