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 징역4년 구형
한명숙 전 총리 징역4년 구형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7.09 11:0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설업자 한만호씨(52)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한명숙(69) 전 국무총리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구형했다.

8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한 전 총리에 대해 "한씨의 검찰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 점 등을 볼 때 유죄가 분명하다"며 징역 4년에 추징금 한화 5억8000만원·미화 32만7500달러를 구형했다.

검찰은 "한씨가 9억원을 조성하고 피고인의 동생이 한씨의 1억원짜리 수표를 사용했다"며 "또 피고인이 2억원을 한씨에게 반환한 점 등을 볼 때 한씨로부터 9억원의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행위는 총리를 역임한 피고인이 당내 경선을 앞두고 지역 건설업자로부터 9억원을 수수한 것"이라며 "매번 달러를 요구하고, 동생에게 자금을 관리·세탁하도록 하는 등 범행수법이 치밀하고 죄질이 불량한데도 단 한 번도 진지한 반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 전 총리는 "4년째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아오면서 제가 지켜온 정치적 신념과 명예가 크게 훼손됐고 큰 고통을 입었다"며 "이 재판으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한 전 총리의 변호인도 "검찰이 소문과 추측 등 불확실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을 기소했다"며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 전 총리는 2007년 3월 한신건영 대표 한씨로부터 '대통령 후보 당내 경선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세차례에 걸쳐 미화 32만7500달러와 현금 4억8000만원, 1억원짜리 자기앞수표 1장 등 모두 9억4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0년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조사 당시 한 전 총리는 경기 고양시 자신의 아파트 부근 도로에서 현금·달러·수표를 담은 여행용 가방을 직접 가지고 온 한씨를 만나 가방을 넘겨받은 뒤 자신의 승용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 2011년 10월 "직접적인 증거인 한씨의 검찰 진술은 객관적인 사실과 맞지 않고 일관성이 없어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한 전 총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한 전 총리는 곽영욱(73)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대가로 5만달러(당시 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도 지난 3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19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