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대통령 독주에 쓴소리 할 지 걱정”
“누가 대통령 독주에 쓴소리 할 지 걱정”
  • 신아일보
  • 승인 2008.04.2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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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갑 “개인은 완벽할 수 없고 단점 누구나 갖고 있어”
정계은퇴 선언을 한 한나라당 친박계 김용갑 의원(경남 밀양 창녕)이 29일 “앞으로 누가 대통령의 독주에 대해 쓴소리를 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정계은퇴 기념으로 출간한 ‘굿바이 여의도’에서 “개인은 완벽할 수 없고 단점은 누구나 갖고 있기 마련인데 일개 기업가도 아니고 대통령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비판을 싫어한다면 그건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수위 파문과 관련 “당선후 이명박 정부의 행보를 보면 ‘과유불급’이라는 고사성어가 불현듯 떠오른다.
출범전부터 동분서주하며 민심행보를 시작한 것은 훌륭한 일이었으나, 의욕만 앞설뿐 민심과 따로 간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루 네 시간 밖에 안잔다’고 자랑하듯 말하지만 그건 어떻게 보면 이 대통령이 갖는 근본적인 모순을 들리내는 말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직언을 꺼리는 군주처럼 위험한 건 없다고 본다”며 “그것이 내가 5공화국 시절, 민정수석을 하면서 전두환 대통령에게 사표 쓸 각오로 직언을 계속했던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당선 후 지금까지 인수위 논란, 내각인사 혼란, 공천 실패 등을 거친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 CEO 대통령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며 “기업의 미덕이라는 것은 CEO의 생각대로 일사분란하게 밀어붙여서 단기에 이윤을 창출하는 것인 반면, 한 나라의 대통령은 더디 가더라도 전 국민의 뜻을 받들어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에 성과를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성공한 CEO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혹독한 체질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숭례문이 불탔을 때 국민 성금으로 재건하자는 말에 나는 깜짝놀랐다”며 “정작 숭례문을 시민의 품으로 되돌린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이 화재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높은 상황에서 난데없이 국민의 쌈짓돈으로 복원하겠다면 누가 좋아하겠느냐 인터넷에서는 네티즌들이 불처럼 들끓었다. 결국 여론의 쌀쌀한 역풍만 맞고 없었던 일로 돌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에게 과반을 주었지만, 내용면에서 측근실세들(이재오 이방호 등)을 낙마시킴으로써 원칙도 기준도 모호했던 이번 공천파동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엄중한 심판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