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도 ‘강부자’
청와대도 ‘강부자’
  • 신아일보
  • 승인 2008.04.2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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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형성 과정 해명 하느라 ‘진땀’
수석비서관 ‘버블세븐’ 부동산 많아

청와대는 24일 상당한 부동산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박미석 사회정책수석,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등 수석 비서관들의 재산 형성 과정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이날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게재한 이명박정부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내역에 따르면 수석비서관들은 대부분 본인이나 배우자, 자녀 명의로 서울 강남구·서초구·양천구 목동·용인시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석비서관 총재산 평균이 30억원을 상회하자 청와대는 전날 밤 수석들을 상대로 사전질의 작업을 벌였다. ‘부자 내각’에 이어 ‘부자 청와대’ 논란이 일까 우려돼 일종의 ‘자체 청문회’ 절차를 거친 셈이다.
◇ 곽승준 수석, 강남 신사동·성남 수정구 부동산 집중 매입
100억원대의 자산가인 곽 수석의 부동산 재산은 대부분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부친에게 대학 시절 상속 받은 재산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곽 수석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47억2222만원), 신사동 650-2번지 대지(9억2366만원), 같은동 소재 연립주택(15억680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또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 3억2700만원 상당 도로 및 임야, 금토동 소재 대지에 건립한 2억7000만원 상당 건물도 신고했다.
금토동 대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25년 동안 주말농장으로 활용했고 자경확인서도 있다. 투기 목적으로 산 게 아니다”면서 “본인이 직접 매입했는데 부모님에게 토지 매입금을 받은 뒤 그만큼 증여세를 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신사동 소재 부동산에 대해서는 “신사동 소재 건물은 부친과 곽 수석 공동소유이고, 신사동 소재 대지는 부친과 누나, 동생, 본인 등 4명이 각각 4분의 1씩 소유했다”며 “신사동 건물은 사무실로 쓰고 있고 신사동 소재 연립주택은 곽 수석의 거주지”라고 강조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 예금 보유액이 28억여원인 점에 대해서는 “신사동 건물 임대료가 상당하고 장인에게 상속받은 배우자 명의 예금도 7억원 상당”이라며 “배우자 상속, 증여, 급여저축에 건물 임대 소득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 박미석 수석… 영종도 땅 매입
박미석 수석의 경우 서울 송파구 문정2동과 광진구 자양동에 24억8800만원 상당의 아파트 2채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수석의 아파트는 배우자 명의로 돼 있는데 박 수석의 부친이 사 준 것”이라며 “6억여원의 예금이 있으면서 왜 13억여원의 채무가 있느냐는 말이 있던데, 예금 대부분이 연금이나 장기금융상품”이라고 해명했다.
6억3839만원 상당의 골프·헬스클럽 회원권을 소유한 것에 대해서는 “여유가 있으니 산 모양인데 조만간 처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 운북동 소재 1억8536만원 상당의 토지를 매입한 것에 대해서는 “2002년 6월에 남편 친구의 삼촌 A씨의 권유로 샀는데 현재 A씨가 그 땅에서 쌀 농사를 짓고 있다더라. 박 수석이 매입할 당시에는 영농계획서 제출 의무가 없었는데 자경확인서는 갖고 있다더라”면서 “지금도 박 수석이 A씨에게 연간 70~80만원씩 인건비, 비료값 등 실비를 지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김병국 수석, 동아시아연구원 출연
김병국 수석은 본인과 부친 명의로 2002년 6월 동아시아연구원에 출연한 8000여만원이 논란이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수석의 경우 대한민국에서 이름을 대면 알만한 부호 가문인 인촌 김성수 선생의 손자아니냐. 상속 받은 재산이 대부분”이라며 “김 수석이 몇년 전 동아시아연구원에 매년 1년씩 5억원을 기부한다는 약정서를 썼는데, 지난해 12월 갖고 있던 땅 중 일부가 수용되면서 받은 토지보상금 1억원을 연구소에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머지 땅은 부친이 김 수석 유학 기간에 본인과 상의 없이 아들 몫으로 사둔 것”이라며 “돈을 빨리 만들어서연구원 기부금으로 내려고 했는데 공동소유로 돼 있어서 처분이 잘 안 됐다”고 전했다.
또 “동생에게 ‘이 땅은 네가 갖고 대신 현금을 주면 그걸 연구원에 기부하겠다’고 했다더라. 동생에게 땅을 증여한 뒤 증여세를 냈다더라”면서 “김 수석의 재산은 부친이 돌아가시면서 아들인 김 수석에게 50억원, 부인과 손주들에게 30억원을 상속하면서 형성됐다”고 부연했다.
◇ 이동관 대변인 ‘모코코’주식… 재산신고 후 매각
이동관 대변인은 ‘모코코’ 주식 7만여주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모코코는 ‘청와대 대변인의 보유주’로 알려지면서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몇 년 전에 투자관리용으로 샀다가 엄청난 손해를 보고 결국 매각했는데 신고 기준일인 2월25일 이후에 팔아서 아직 보유 중인 것으로 나왔다”면서 “오늘 다시 상한가라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 신북읍 소재 대지를 매입한 것에 대해 “2004년 11월 당시 재직했던 언론사에서 퇴직급 중간정산금을 받았다”면서 “알선자인 회사 동료의 친척 B씨, 회사 동료 2명 등 4명 공동소유로 돼 있는 땅인데 B씨가 춘천 거주자이고, 함께 매입한 동료 중 한 명에게 농지경영자격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B씨와 회사 동료가 춘천 땅을 1년 간 경작하다가 동네에 계신 분들에게 위탁영농했다”면서 “처분할까 하다가 그냥 내버려 둔 땅인데, ‘왜 하필이면 거기 땅을 갖고 있느냐’고 비난하면 할 말은 없지만 투기라고 볼 만한 개연성은 없다”고 말했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