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AI 파동…닭고기 소비대책 무엇인가?
[데스크 칼럼] AI 파동…닭고기 소비대책 무엇인가?
  • 신아일보
  • 승인 2008.04.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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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 생 부장
익산에서 또다시 AI가 발생, 도내 가금류 소비업체에 심각한 생존의 위협이 되고 있다. 농수산식품부의 22일 오전9시 발표에 따르면 전북과 충남, 전남에서 AI 발생지역(반경10km내)의 가금류 485만여 수를 살처분 매립하고 이젠 더 이상 신고가 없어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21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의심으로 신고된 익산의 두 농장에 대한 국립수의과학원의 검사결과 양성 반응으로 나타났다. 방역 체계에 허점이 뚫린 것이다.
아직 고병원성 AI 발생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관계당국의 조속한 마무리 작업이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것이다.
방역체계의 미흡, 최초 살처분 반경 잘못 잡아 화 키우고, 매몰지 침출수 발생, 방역대원의 인체감염여부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 전국적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경찰사건에서도 초동수사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이번 AI 대비책에 대해서도 초동 방제의 중요성을 망각한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결과였다. 이런 결과가 겉잡을수 없는 회오리에 휘말린 꼴이 됐다.
물론 방역당국이 피땀나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90% 잘하지만 10%가 부족한 것이다. 하지만 이 10%가 허점이 됐다. 당국은 당국 나름대로 죽도록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도 좋은소리 못 듣고, 많은 농장들과 국민들에게 불신을 심어줬다. 책임지는 사람 하나없이 말이다.
김제 용지의 한 농장주는 “이제는 지쳤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고생하지만 다 헛일인 것 같다. AI가 돌고 돌아 다시 발생했을 때의 심정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자포자기의 심정이 될 것이다"라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렇게 열심히 방역구축을 해도 대책없이 발생하는 AI 에 누구나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문제다. 즉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일이 발생된 것이다. 항상 처음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면 이번 사태로 누가 또 피해를 보고 있을까.
전주에서 양계유통업자는 “처음부터 반경 500m내의 가금류를 살처분 할것이 아니라 반경 3km로 확대해서 신속한 차단 방역이 이뤄졌으면 이렇게까지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며 “500m의 거리를 생각해보라, 논두렁 두·세개 이으면 될 아주 가까운 거리다"라며 당국의 초동방역 허점에 아쉬움을 토해냈다.
아울러 “전북지역 닭과 오리, 계란이 90%이상이 유통되지 않는다"며, “이대로 지속되면 양계 업종의 고사(枯死)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국은 한시라도 빨리 원인을 규명, 가금류 소비촉진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 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주 송천동에서 한 통닭가게 영업자는 “AI 발표된 지난 4월 3일부터 지금까지 하루 매상이 통닭 5 마리를 넘지 않고 있다"며 “소비가 늘어나지 않으면 결국 가게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하면서 그 하소연을 어느 누구에게 하느냐"며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사건이 터지면 소리없이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들은 꼭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당국의 대책은 이들에게까지 미치지 않는다. 다만 이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빠른 원인규명, 빠른 해결만이 생존의 위기에서 이들을 구하는 길일 것이다.
고위당국자들이 일회성 행사로 닭고기를 먹는 모습을 메스컴에 내보낸다해서 소비가 촉진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전국적으로 불신이 팽배해 있는 지금, 일부 공직자들의 한,두번 시식하는 모습이 소비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무리일 것이다.
당국의 게속적인 홍보와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지 않는 한 어불성설(語不成說)인 것이다. 만약 여기에서 끝을 맺지 못하고 AI 가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국가의 녹을 먹는 고위공직자들이 직접 현장으로 뛰어들어 방역작업에 나서라는 여론이 형성될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갑론을박(甲論乙搏) 다투는 국회의원들도 예외는 아닐것이다.
물론 그 그릇에 맞게 쓰일때가 있다. 내 직책에 맞게 할일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 밥그릇 찾을때가 아니다. 방역 당국만 탓할 것이 아니라 전체가 한번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할 때인 것이다.
여기에 한 몫 더, 이번 골프 파동을 일으킨 경거망동(輕擧妄動)한 공무원들은 자숙해야 할 것이다. 아니 직접 현장에 방제복을 입고 방제작업에 분골쇄신(粉骨碎身)해야 한다.
그래야 농민들의 심정을 만분치의 일이라도 알 것이다. 소위 박학다식(博學多識)한 자들이 사려분별(思慮分別) 이 없었으니 하는 말이다. 이번 AI 발생지역내 농민도 세금내고, 유통업자, 통닭가게 주인도 세금을 낸다. 이런 사실을 일부 몰지각한 공무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