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시진핑 주석 내외와 특별오찬
朴대통령, 시진핑 주석 내외와 특별오찬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3.06.2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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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안중근 의사 기념 표지석 설치 제안…시 주석 "中에 박 대통령 팬 많아"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 이틀째인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특별오찬을 통해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특히 이날 오찬에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도 참석해 박 대통령과 외국 퍼스트레이디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전날 한·중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이날 낮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시 주석이 주최한 특별오찬에 참석했다.

중국 측이 국빈방문 행사에 추가적으로 특별 행사를 제안하는 것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첫 사례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전날 공식 일정에 이어 이날 오찬까지 양 정상은 7시간30분가량 함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오찬 회동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25분까지 약 2시간에 걸쳐 양측 통역을 포함해 극소수의 배석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고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우리 측에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 수석이 배석하고 중국 측에서는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배석했다.

특히 이날 오찬은 박 대통령과 펑 여사의 첫 만남이 이뤄진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당초 방중 직전까지도 독신인 박 대통령의 일정에 펑 여사가 참석할지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채 첫 외국 퍼스트레이디와의 만남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펑 여사는 전날 진행된 공식일정인 국빈방문 행사에는 동석하지 않았다.

앞서 공식실무방문 형식으로 진행된 박 대통령의 방미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의 '국민가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펑 여사는 시 주석의 취임 뒤 눈에 띄는 패션과 함께 대중 앞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비교되는 등 눈길을 끌고 있는 중국의 퍼스트레이디다.

1962년 산둥(山東)성 허저(荷澤)시 출신인 펑 여사는 문화계 집안에서 자란 뒤 인민해방군 가수로 성공했으며 1987년 당시 샤먼시 부시장이던 시 주석과 결혼했다. 현재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가무단 단장을 맡고 있다.

이날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주석 부인으로 책임이 무겁지 않은지를 펑 여사에게 물은 뒤 "나도 과거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서 그런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에 펑 여사도 공감을 표하고 "국익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의 의거 현장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안 의사가 한·중 양국 국민들이 모두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인 점을 들면서 이 같은 표지석 설치를 제안한 것이다. 또 과거사와 관련해 중국의 정부기록보존소 기록 열람과 관련한 협조도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이해를 표하면서 "유관기관에 이를 잘 검토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방중은 많은 성과를 낳아 희망찬 장래를 제시하고 서로의 이해를 심화시켜 좋은 시작이 됐다"며 "이번 방문이 앞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중국에 박 대통령의 열렬한 팬이 많으며 TV에서 연일 박 대통령 소식을 전하고 있어 특히 여성과 젊은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긴밀히 협력해 재임기간 중 한·중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으며 이에 박 대통령도 공감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왜 각국에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하면서 중국이 향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적인 통일 과정에서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을 요청했고 시 주석도 공감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낙관적으로 본다는 입장도 언급했다. 이어 한국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잘 추진해나감으로써 남·북한 문제 해결을 기하는 한편, 한·중 간 긴밀한 협의 유지와 한반도 평화 촉진,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구현 등에 중국도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또 전날 협의에 이어 북핵문제 및 남북 관계의 현황과 향후 추진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했던 일을 들면서 "당시 도저히 참석할 수 없는 사정이었는데 한·중 관계를 중시해 무리였지만 리셉션에 참석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 수석은 "이날 오찬은 정상회담과 국빈만찬에 추가해 시 주석의 박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우의와 신뢰를 표하기 위해 중국 측에서 특별히 마련한 것"이라며 "중국 방문 외국 정상들에게 전례가 많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펑 여사가 함께 참석해 더욱 화기애애하며 친밀한 오찬을 가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찬을 끝내면서 박 대통령은 찻잔과 주칠함(朱漆函)을, 시 주석은 서예작품과 법랑을 각각 서로에게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