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수입국들이 식량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식량 수출국들은 일제히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식량위기로 세계5위의 식량 수입국이고 곡물 자급률이 25%로 OECD회원국 29개국 중 26위 수준인 우리로서는 에너지 위기보다 더 심각한 파장에 휘말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하나의 위안은 주곡인 쌀만은 거의 자급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쌀마저 폭등 세여서 언젠가는 개방과 관세화로 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현재의 자급률로 안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곡 수급과 생산 가격 정책의 장기 구상을 새로 가다듬어야 할 중요한 국면이다. 한국은 이번 쌀 파동의 영향권 밖에 있지만 전체 곡물 소비량의 4분의 3을 수입 하는 나라로써 구경만 할 수는 없다.
국내수요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옥수수와 대두 밀의 가격은 지난 1년간 각각 73%, 65%, 100%급등 했다. 세계적인 쌀 부족 현상이 다른 곡물로 번져 지구촌이 전면적 식량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도 나온다. 곡물가격이 뛴 것은 고도 성장국인 중국과 인도의 식량 수요가 급등한 반면 자연 재해에 따른 흉작과 바이오 연료 생산 증가로 공급은 정체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식량 수출국들이 자국 내 물가 상승을 막고 전략 비축분을 확보하기 위해 수출을 중단 하면서 품귀현상이 확산 됐다.
자국민이 먹을 양식부터 챙기겠다는 수출국들의 식량 민족주의를 탓하기 힘든 것이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쌀 468만t 으로 식용과 가공용을 합한 총 수요량(416만 3000t)보다 많다. 공공 비축용으로만 69만 5000t의 재고가 확보돼 있다.
에너지 위기와 금융 위기 우려도 세계가 불안해 하는 터에 쌀 걱정이나마 덜 수 있는 것은 다행이나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국토가 좁다는 한계 있지만 그럴수록 미래를 내다보는 ‘식량안보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
우리는 늦었지만 수입대상은 다변화하고 해외 농업 개발 투자를 학대하는 등 눈앞에 닥친 식량위기에 대처 해야 한다. 우리의 더 큰 걱정은 이 같은 식량위기가 몰고 올 국제신용은 필연적으로 국제 금융파동으로 이어질 지도 모른다. 식량 에너지 국제신용의 트리픈 파동은 막연한 가능성보다 우리에게 급속히 다가오고 있다. 신속한 대내적 대비책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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