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22일 CJ그룹 탈세 및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CJ그룹 이재현 회장에게 25일 오전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CJ그룹이 해외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과 페이퍼컴퍼니,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세금을 탈루하고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운용·관리한 사실이 있는지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우선 이 회장이 해외 차명계좌를 이용해 CJ㈜, CJ제일제당 등 자사 주식에 투자하고 시세차익을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홍콩, 싱가포르, 버진아일랜드 등에 CJ그룹이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물품을 가공·위장거래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CJ그룹 본사와 계열사, 경영연구소 등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이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재무관련 문건 및 결재서류, 각종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금융당국으로부터 2008년 이후 CJ그룹에 관한 세무자료와 CJ㈜ 및 CJ제일제당의 2004년, 2007년, 2008년 주식거래 내역, 최근 10년간 CJ㈜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 명단 등을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CJ그룹이 비자금 조성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해외 차명계좌를 포착해 현지 기관에 사법공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CJ그룹 재무팀에서 근무하며 이 회장 일가의 '집사' 또는 '금고지기'로 불리는 CJ글로벌홀딩스의 신모(57) 부사장을 구속하고 구체적인 비자금 조성 경위와 방법, 사용처, 해외 법인의 역할 등을 조사했다.
신 부사장은 2007~2010년 CJ가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과 페이퍼컴퍼니 등을 총괄 관리하며 수백억원대 세금을 탈루하고 비자금 관리·운용에 관여한 의혹이 짙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CJ 일본법인장 배모씨가 대주주로 있던 '팬재팬'이 아카사카(赤坂)에 소재한 21억엔(한화 234억여원)짜리 빌딩 등을 매입한 과정에 신 부사장의 CJ글로벌홀딩스가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이 외에도 이 회장이 2001년부터~2008년 사이 서미갤러리로부터 1422억원 상당의 해외 미술품을 매입하면서 구입가격을 부풀리거나 차명으로 구입하는 방법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운영한 단서를 잡고 지난 20일부터 이틀 동안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회장의 탈세 및 비자금 규모가 크고 여러 단계에 걸쳐 조성·운영된 만큼 이 회장에 대한 검찰의 조사는 늦은 밤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및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