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시국선언 확산… '촛불시위' 발전 조짐
대학가 시국선언 확산… '촛불시위' 발전 조짐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6.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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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21일 일부대학 광화문서 집회
▲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이화여대 총학생회 관계자들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태에 대한 시국선언문 행동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 사태에 대해 지난 18일 서울대가 시국선언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후 가톨릭대, 고려대, 부산대, 성공회대, 숙명여대, 연세대 등 다른 대학들도 동참하고 있다.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와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20여개 대학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 소재 대학들도 움직이고 있다. 일부 대학은 촛불집회 등 집회도 준비하는 분위기다.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21일 오전 11시 순헌관 사거리에서 '시국선언 선포 기자회견 및 시국토론회'를 개최했다. 시국선언 발표는 서울대와 이화여대에 이어 세번째다. 숙명여대 총학생회 '새날'은 시국선언문에 국정원 사태에 대한 철저한 국정조사와 선거개입·축소수사 관련자에 대한 강력 처벌 등의 요구를 담았다. 

이어 경희대와 성공회대, 동국대 총학생회는 21일 12시 광화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동국대는 학내에서 국정원 선거 개입 규탄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덕여대, 서울여대 총학생회 등도 성명과 시국선언문을 발표했고, 가톨릭대 총학생회는 온라인을 통해 국정원과 경찰의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강대에서는 정치외교학과 강동헌 학생 등 4명이 '양심선언'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자유민주주의를 희구하는 정외과 학생'이라고 밝힌 이들은 "국가의 정보기관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않고 선거에 개입해 자유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고 헌정질서를 교란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우리가 강의실에서 배우고 활자로 배웠던 민주주의라는 사상과 제도는 지금, 여기에서 조용히 붕괴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연세대와 고려대 총학생회는 시국선언 등의 입장 표명을 위해 학내 의견을 모으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국정원 선거개입 문제에 대한 논의를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만나 진행했다"며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정치적 외압 및 윗선 개입이 있었는지 조사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외대도 21일 오후 7시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방 소재 대학들의 움직임도 있다. 부산대와 전남대가 시국선언에 동참한 가운데 강원대의 경우 학내에서 국정원 수사를 지켜보자는 유보적인 입장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