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은 지역 맞춤식 대책으로”
“미분양은 지역 맞춤식 대책으로”
  • 신아일보
  • 승인 2008.04.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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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례 박사”전국 5개 유형으로 나눠 ‘맞춤형 해법’필요”
주택산업硏’주택공급기반 정상화 방안’세미나

최근 미분양이 13만 가구에 육박한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국을 5개 유형으로 나눠 각 권역별 맞춤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원장 고철)이 개원 13주년을 기념해 16일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기반 정상화 방안’ 세미나에서 1분과 발표자로 나선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박사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박사는 미분양 시장을 미분양 발생시점과 지역 주택공급 정도 등을 고려해 5가지 유형으로 나눠 이에 맞는 정책을 실시하는 ‘맞춤형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경기와 경남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매우 많고, 준공 후 미분양도 많은 지역에 속하는 ‘유형 1’로 분류하고, 경기 지역은 지속적으로 주택공급이 필요하지만 경남지역은 주택공급이 양적으로 충족된 상태인 만큼 주택공급 유보지역으로 나누는 식이다.
김 박사는 미분양 급증은 공급 과잉과 참여정부의 과도한 수요억제 때문이라며 토지가격 상승, 용적률 인하, 건축물 안전규제 강화, 마감재 고급화 등 원가상승으로 인해 지역에 따라 주변 시세를 넘는 분양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미분양 적체는 자금순환을 저해해 부도위험을 증대시킨다며 건설업체 부도는 공급기반을 위축시키고 지역경제 침체를 심화시키는 만큼 해소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현재까지 미분양으로 인한 적체 자금은 22조2000억원(수도권 약 4조원, 지방 18조 2000억원)으로 이로 인한 금융비용만 26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또, 미분양 해소를 위해서는 지역주택시장 정상화가 중요하다며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와 총부채상환비율(DTI)의 금융규제를 시급히 완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2분과 주제 발표에 나선 대한생명 신지호 상무이사는 ‘주택사업의 안정적 자금조달 방안’에서 미분양 적체로 인한 주택시장 침체의 장기화는 수익기반과 신용도가 낮은 지방 건설사의 부실화를 가속화시키고, 이들 건설사에 대한 PF대출이 많은 금융기관은 연체와 부실위험에 직면하고 있으므로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증권(ABS),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은 분양대금으로 상환되는 구조여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경우 차환 대출을 통한 상환 자체가 어려워 금융기관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 상무는 사업 현금흐름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위험에 대한 사전 분석 없이 시공사의 신용등급과 담보가치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대출 관행이 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정적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신용보강 수단 다양화 △사업 참여자간 합리적인 위험 배분 유도 △리츠 등 펀드 개발사업 참여 확대 △블라인드(Blind) 펀드 활성화 장치 마련 △금융권 자율협약 준수 유도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최근 미분양 사태가 “주택산업과 주택정책 틀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건설업체는 수요 분석을 통한 시장 변화를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한 후 사업을 수행하고 정부가 제시하는 주택정책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양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접근방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건설협회.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3개 단체와 주택산업연구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 민간연구기관은 미분양 물량 해소와 주택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