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편집국 폐쇄 사흘째… 노사 대치
한국일보 편집국 폐쇄 사흘째… 노사 대치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6.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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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사측의 편집국 폐쇄로 사흘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일보 노조 조합원들은 17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진빌딩 15층 한국일보 편집국 앞에서 사측이 동원한 용역업체 직원들과 대치 중이다.

노조 측은 오후 8시40분께 비상구를 통해 편집국 진입을 시도했지만 용역업체 직원들에 의해 저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일보 사측은 지난 15일 편집국을 봉쇄한 데 이어 용역 업체를 동원해 사흘 째 기자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사측은 '근로 확약서'를 쓰지 않은 기자들을 편집에서 배제하고 보직부장과 정치부 기자 등 10여명 만으로 신문을 제작하고 있다. 현재 기자들이 사용하는 사내 전산 시스템에 접속하면 퇴사자 신분으로 표시된다.

한국일보는 현재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위치한 자매지 '서울경제' 사무실에서 신문 편집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열 한국일보 사장은 이날 신문 1면에 게재한 양해의 글을 통해 "지난달 초부터 회사의 인사 발령에 불만을 품은 일부 편집국 간부와 노조의 반발로 40일 넘게 정상적인 신문제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편집국 전직 간부와 노조원들이 점거해 오던 편집국을 되찾고 신문 제작을 바로잡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일보 노조 측은 17일 오전 한진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편집국 폐쇄에 항의했다.

노조 측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편집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하고, 기사 송고 시스템을 정상화하라"고 사측에 촉구했다.

노조는 18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입 방해와 업무 방해 금지 가처분신청을 낼 예정이다.

한편 언론노조는 17일 성명을 내고 한국일보 사태에 대해 "한국일보 사측은 극소수에 불과한 장재구 회장의 친위 세력 만으로 통신사 기사를 베끼거나 자매지인 서울경제, 스포츠한국 기사를 그대로 게재하는 등 파행적으로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며 "한국일보 59년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언론사 초유의 편집국 불법 폐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언론노조는 모든 양심세력과 힘을 합쳐 장재구 회장이 반드시 구속되게 만들고 언론의 자유를 유린한 죗값을 톡톡히 치르게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앞서 한국일보 노조는 장 회장이 개인 빚을 갚기 위해 회사에 약 200억원의 피해를 끼쳤다며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