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등 기업오너 5명 페이퍼컴퍼니 설립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등 기업오너 5명 페이퍼컴퍼니 설립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6.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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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등 재계 인사 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기업)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13일 보도자료를 내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과 그의 아들,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 박효상 갑을오토텍 대표, 오정현 SSCP 대표이사 사장 등 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6차로 공개된 한국인 5명이 연루된 페이퍼 컴퍼니는 모두 10개다.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은 지난 2008년 2월5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에보니골드 매니지먼트'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김 회장은 등기이사와 주주로 등재됐고 그의 아들인 김창헌씨는 주주로 등재됐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씨에스윈드는 세계 풍력타워 시장 점유율 1위이며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한 기업이다.

씨에스윈드는 2008년 1월 골드만삭스 사모펀드로부터 472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고 김 회장은 한 달 뒤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은 뉴스타파에 측에 "해와 사업을 하다 보니 그런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투자를 한 회사 사람이 제안해 만들었지만 거래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제이드 크라운 그룹', '윈 하베스트 컨설턴츠', '아크랩 플래닝' 등 3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고 채널제도 저지섬에 '윈넷 홀딩스'를 세웠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노브랜드는 국외 유명 패션브랜드에 의류를 납품하는 중견기업이다.

뉴스타파는 "PTN(설립 대행사) 자료에 따르면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 2곳과 연결된 UBS 홍콩지사의 계좌 인출권이 김 회장의 배우자에게 부여돼 있다"며 "이는 실소유주를 숨기기 위한 수법으로 추정 된다"고 밝혔다.

박효상 갑을오토텍 대표 및 동국실업 대표는 지난 2007년 11월1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아트 그레이스 트레이딩'이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갑을오토텍은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이고 동국실업은 그룹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핵심기업이다.

뉴스타파는 "업체 관계자는 오래 전에 설립된 것이고 이미 폐기했다고 해명했으나 ICIJ 데이터에는 박 대표가 5년 전에도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의 페이퍼컴퍼니에는 대표적인 차명인 'EXECORP LINITED'가 등기이사와 주주로 등장한다"며 "박 대표는 차명 이사와 주주를 사용하는 비용으로 연 1100달러를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오정현 SSCP 대표이사 사장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모두 4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그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오리엔탈 스타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 '달라스 커머셜 리미티드', '탈렌트 벤쳐 캐피탈 리미티드', '노스 스타 스트레티직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 등을 설립했다.

전자제품 코팅소재와 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 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던 SSCP는 지난해 9월 부도를 맞았다.

당시 SSCP의 대표이사이던 오 대표는 지난 2002년부터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본격적인 회사 경영에 나섰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오 대표는 SSCP 경영권을 계승한 후 페이퍼 컴퍼니를 무더기로 만들었다.

뉴스타파는 "SSCP의 부도 이후 법원에서 실시한 회계 감사 자료에 따르면 당시 매각 대금 1400여억원 중 410억원 가량을 오 전 대표가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오 대표는 배임과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뉴스타파가 6차 명단까지 발표하면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은 모두 25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