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부동산에 거품 없다”
한국은행 “부동산에 거품 없다”
  • 신아일보
  • 승인 2008.04.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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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 추이·지역 간 파급여부 분석’보고서
강북발 집값 상승 불안 속에 ‘물타기’ 나섰나?

한국은행이 정부의 강북지역 부동산 시장 안정 종합대책 발표에 앞서 국내 부동산에 거품이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11일 오후 급등하고 있는 서울 강북지역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한국은행은 긴급히 ‘주택가격의 추이와 지역 간 파급여부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특정지역 주택가격 거품은 전국 단위로 파급될 가능성이 낮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최근 4.9총선에서 뉴타운 개발 등 공약 남발과 MB정부의 시장친화적 정책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높아진 민감한 시기에 이런 보고서를 낸 것이 집값 급등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불안을 외면한 채 ‘물타기’를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던 것. 또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요동치고 있음에도 ‘특정지역 주택가격 거품은 전국 단위로 파급될 가능성은 낮다’는 내용의 이상한 한은 보고서는 시의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그런 발표가 있는지는 몰랐다”면서 “우리는 원래 타이밍을 잡고 자료를 내는 것이 아니고 그런 의도도 전혀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까지 대부분 연구는 수도권을 대상으로 강남지역의 주택가격 변화가 여타 수도권 지역으로 파급되는지 여부를 분석한 논문들만 나왔으나 전국을 대상으로 서울과 지역 간 주택가격이 서로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에 처음에 낸 것”이라며 의도된 제스처가 아님을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문제가 된 보고서에서 198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집값이 세 차례 상승기를 거쳤으나 지역 간 파급에 의해 전국에 걸쳐 거품이 형성돼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주택가격의 거품형성 여부를 판단하는 ‘주택매매·전세지수’(주택매매가격지수·전세가격지수)도 지난해 말 현재 1986년 초의 약 61%로 1990년대 말 수준에 머물렀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2001년 이후 2차례에 걸쳐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전국에 걸쳐 주택가격에 거품이 형성돼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한은은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주택매매 전세지수만으로 전국 주택가격의 거품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논란은 쉽게 가라 않지 않을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거품을 엄격하게 모형을 통해 추정한 것이 아니라 부동산 현황 부분에서 거품이 있는지를 지수를 통해 간단하게 살펴본 것”이라며 “모형을 통해 엄밀하게 살펴본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까지만 파악이 가능하다”고 애써 비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