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공천… 영·호남 무소속 돌풍
개혁공천… 영·호남 무소속 돌풍
  • 신아일보
  • 승인 2008.04.1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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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한 유력 후보 무소속 출마 25명 당선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과 호남권에서 무소속 출마자가 무려 25명이나 배출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가 단행된 영.호남에서 탈락한 두 당의 유력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특히 친박 무소속 후보들은 대구·경북 27개 선거구 가운데 10석이나 휩쓸면서 한나라당 공천자들을 줄줄이 낙선시켰다.
부산에서는 친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부산 남을)후보가 한나라당 정태윤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으며 유기준(부산서구)후보도 한나라당 조양환 후보를 물리쳤다. 고(故)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인 김세연(금정구)후보는 대운하 공약을 내세운 한나라당 박승환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친이명박계의 박형준(부산 수영), 오세경(동래)후보도 무소속 유재중 후보와 이진복 후보에게 각각 밀려났다.
경북에서는 친박계 무소속 후보인 김태환(구미시을) 후보가 한나라당 이재순 후보를 물리친데 이어 이인기(고령.성주.칠곡), 김광림(안동시), 성윤환(상주시), 정해걸(군위.의성.청송)후보도 각각 한나라당을 누르고 등원에 성공했다.
울산에서는 강길부(울주)후보가, 경남에서는 최구식(진주갑)후보가 각각 한나라당 이채익, 최진덕 후보를 꺽었다. 대구에서는 이해봉(달서을)후보가 한나라당 권용범 후보를 따돌렸다.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에서도 무소속 출마자들이 6명 당선됐다.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남 목포에서 당선, 호남에 DJ향수가 여전함을 입증했고 민주당 복당을 거절당한 강운태 후보도 광주 남구에서 민주당 지병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밖에 김영록(해안·완도·진도), 이윤석(무안·신안)후보도 금배지를 달았다.
전북에서는 이무영 전 경찰청장이 전주 완산에 출마해 당선됐고 유성엽 전 정읍시장은 정읍에서 통합민주당 장기철 후보를 17.8%차로 꺽고 금배지를 달았다. 통합민주당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이인제 후보는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5번째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강원도에서는 ‘여기자 성희롱 파문’에도 불구하고 무소속 최연희 후보가 동해 삼척에서 등원에 성공했고 속초·고성·양양의 송훈석 후보가 한나라당 조동용 후보를 꺽고 당선됐다. 강릉에 출마한 최욱철 후보도 한나라당 심재엽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수도권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인사인 한선교(경기 용인수지), 이경재(인천 서·강화을)후보가 한나라당을 따돌렸다.
무소속 후보는 14대 총선 때 21석을 확보했을 뿐 17대까지 한 자리수 의석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무소속 후보가 25명이나 배출된 것은 선거구당 1명을 뽑는 소선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정당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감이 무소속 후보가 약진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공천 개혁으로 유력 후보들이 잘려나가고 그 자리를 정치 신인들이 메우면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또 각 당의 공천 배제 기준에 의해 탈락했던 상당수의 무소속 후보가 복당할 경우 물갈이 개혁공천의 의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 당선인들은 11일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 한나라당 복당 문제를 포함한 향후 진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1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외부 인사를 받아들여 수 채우기를 하는게 시급한 것인지 잘 고려해 판단하겠다”며 “157석만 있으면 안정과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