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을 낮춰야 취직되다니
학력을 낮춰야 취직되다니
  • 신아일보
  • 승인 2008.04.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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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0년대에 대학생들이 학력을 속이고 공장에 들어가 노동자들을 의식화하는 ‘위장취업’이 유행했다. 그 시대의 위장취업은 이념형 이었지만 요즘은 대졸자들이 취직이 안돼 고졸이하로 학력을 속기고 생산직으로 취업하는 생계형이 많아졌다.
입사당시 학력을 고졸이라고 적고 입사한 대졸자가 노조활동을 벌이다 최종 학력이 밝혀져 해고됐으나 법원이 ‘학력을 낮춰 취직한 것만으로 해고할 수는 없다’는 판결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3월 현대자동차 전주 공장은 고졸 생산직 입사자 400명중 대졸자 5명을 적발해 퇴사시킨 일도 있다.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돼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있지만 대학 진학률(2006년 기준 82%)은 세계최고다.
취업시장과 교육시장간의 미스매치 현상이다. 취업정보 전문기관에 따르면 대졸자들은 평균 27.3회 입사지원서를 내고 취직성공률이 40%를 밑돌았다. 대졸자들의 구직이 심각한 상항에서 기술직은 구인난을 격고 있다.
대책없이 고학력자를 양산한 교육정책이 이런 불일치를 만들게 한다. 대기업의 80%이상 중소기업의 50%이상이 대졸사원의 업무능력에 만족하지 못하다고 하니 ‘학교 교육’과 ‘기업에서 필요한 교육’의 불일치도 크다.
국내 대학교육은 고용을 확대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의 올해 경재운용 목표가 제시 됐다.
6%내외 성장에 일자리를 35만개 만들고 물가는 3.3%이내에서 억제하되 경상수지는 70억 달러 적자에서 방어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노무현 대통령 경제팀이 제시했던 4.8%성장에 일자리 30만개 창출에 비해 목표수준이 높아진 것이다.
새 정부는 지난 정부에 비해 투자확대를 통해 0.7% 포인트 성장률을 추가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자리도 성장률이 높아지는 만큼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 후카가와 유기코 교수는 ‘일본은 대학에 안가고도 기술기능 전문가의 길을 걷는 사람이 많은데 한국의 사회문화는 다르다. 굳이 대학을 가야 한다면 대학 교육을 더욱 취업시장에 친화적으로 바꿔야한다’고 지적 한다.
교육정책과 사회인식이 대학진학만 부추기는 단일 경로에서 다중경로로 바꿔야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