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늦장부리다 확산우려
AI 늦장부리다 확산우려
  • 신아일보
  • 승인 2008.04.0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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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해 가금류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안기고 국민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 김제시의 닭 농장에서 AI가 발병한데 이어 정읍시 오리농장에서도 AI가 발병한 것으로 확인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또 정읍과 인접한 순창의 오리농장과 다른 닭이 집단 폐사해 AI가 전북 지역 전체가 확산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I는 비록 그 피해가 사람에게는 직접적이거나 심각하지 않다 하더라도 전염속도가 빠르고 지역이 광범위 한데다 폐사율이 높아 일반 국민이 느끼는 두려움은 의외로 크다.
문제는 AI가 발생한 정읍의 오리농가에서 반출한 오리를 수송한 차량 5대가 전북과 전남지역에 다른 12개 가금류 농장을 출입했다는 점이다. 정읍 오리농장의 AI가 고병원성으로 판명될 경우 전북에 이어 전남 지역으로 까지 AI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신속한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한데도 방역당국간의 신고보고 대처의 체계도 엉망이었다. 김제시에 이어 인근 정읍시에서 오리가 집단 폐사했지만 김제시 대책본부는 이를 모르고 있다가 농수산 식품부의 발표를 듣고 알았다니 이게 무슨 대책본부인가. 해당농가의 신고가 늦었고 집단 폐사조짐이 있자 오리를 몰래 시중으로 빼돌리려 한 농가에도 문제는 있었다. AI뿐만 아니라 유사한 전염병이 발생하면 광범위한 살(殺) 처분을 능사로 여기면서 이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전례도 반성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AI가 발생한 김제와 정읍 지역의 가금류 28만4000여 마리를 모두 매몰처리 했다’며 ‘나주도축장에서 도축 오리 6500마리도 시중유통을 금지하고 냉장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AI는 사람의 경우 감염된 조류의 분비물에 직접 접촉한 경우라 하더라도 잘 걸리지 않으며 75도 이상만 가열하면 100%안전하다. 그런데도 수십만 마리를 살 처분해야 하고 대규모 집단방역을 요구하고 있어 일반인에게 필요 이상으로 혐오감과 공포감을 주고 있다.
한편 가축 방역 담당 관계자는 김제시 청하면 양계농장은 간이 검사결과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고 순창 오리농장도 식욕 부진과 발열 등 AI 증상이 없어 일단 두 곳은 AI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하니 다행이다.
철저한 예방과 신속한 방역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괜히 닭고기와 오리고기 등에 대한 기피 움직임까지 이른 것은 과잉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