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道·노조 공동책임이다
진주의료원 폐업, 道·노조 공동책임이다
  • 신아일보
  • 승인 2013.05.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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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노조·만성적자도 문제지만
폐업 강행한 경남도도 성급했다

경남도가 지난 29일, 103년 역사의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공식 폐업했다. 경남도는 누적 적자와 강성노조로 의료원을 정상화 시키기가 어려워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진주의료원이 강성노조의 해방구로 자리하는 것을 용인할 수가 없고 의료원을 운영하기 위해 투입되는 적자 보전금을 서민 의료 구제에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주민 건강을 지키는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맞선 민주노총은 “홍 지사는 범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103년 역사의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했다”며 “이는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의료공공성을 훼손하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공공의료 확충 공약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의 공공의료정책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며 “박근혜 정부는 홍 지사의 폐업 결정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병원은 매년 4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해 누적 부채가 300억원에 이른다. 5년쯤 지나면 자본금이 바닥날 상황이다. 경남도와 도의회는 구조조정과 경영개선을 요구하고 노조의 과도한 경영개입을 자제할 것을 희망했으나 의료원 노동조합은 소극적이었다는 것이 경남도 당국의 설명이다. 그리고 “진주 권역의 의료서비스가 공급 과잉인 데다 2월부터 민간병원도 공공보건의료 기능을 담당하기 시작해 굳이 진주의료원이 필요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적자는 경남도가 2008년 병원을 신축 이전하면서 220억원의 부채를 떠안겼기 때문”이라며 “2008년 이후 임금이 동결돼 귀족노조와는 거리가 멀다”고 반박한다.
청와대와 국회, 보건복지부가 나서 폐쇄 외의 다른 방안을 찾으라고 요청했지만 홍준표 경남지사의 완강한 뜻을 꺾지 못했다. 야권에서는 ‘보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려는 홍 지사의 정치적 포석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지방의료원은 과거 일제때 도립병원으로 출발해 국내 전 지방의료원이 거의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한방 의료가 전부였던 당시에는 유일한 양방 진료기관이었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경영성과를 평가하기 시작, 지방의료원의 적자가 부각됐다. 여기에다 거센 민주화 바람이 의료원에 영향을 미쳐 국내 전 지방의료원이 경영몸살을 앓게 됐다.
진주의료원의 문제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대개의 지방의료원은 그런대로 연착륙, 서민 의료기관 역을 수행,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유독 진주 의료원은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탈바꿈에 실패, 최악의 사태를 맞이 한 것이다.
그러나 100여년의 역사성이 있는 의료원을 폐업할 필요가 있었겠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형적인 소통부재의 결과이다. 다시 대화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