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취재원의 50년 만의 만남 ‘화제’
기자와 취재원의 50년 만의 만남 ‘화제’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5.2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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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기 회장 ‘뛰며 넘어지며’ 출판 기념회서 극적 상봉
▲ 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심상기 서울미디어그룹 회장(왼쪽부터)이 기자 시절 취재했던 이혜숙, 최동식씨 및 현역기자 김준기 경향신문 사회부 차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심상기 서울미디어 그룹 회장(77)이 회고록 ‘뛰며 넘어지며’를 출간했다.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심상기 회장은”언론인으로서 비록 이룬 것은 보잘것없어도 기억을 더듬어서나마 격동의 시대를 재조명하고자 회고록을 쓰게됐다”며”언론인으로 살아온 입장에서 감히 역사의 증언대에 서는 일말의 책임감도 없지 않다며 몇 번이나 넘어지고, 쓰러지면서도 다시 일어나 사실의 기록을 전달해야 한다는 소명감이 뒤늦게나마 되살아났는지도 모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만섭 전 국회의장,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 김경래 경향사우회 명예회장, 김명수 경향사우회 회장, 송영승 경향신문 사장 등 300여명이 참석 성황리 열렸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축사에서”심상기 회장은 7전8기의 언론인이었다”며”심 회장이 정치부 기자이던 시절 7·4 남북공동선언에 관한 특종보도로 중앙정보부에 끌려 가서 취재원을 밝히라며 모진 고문을 받았지만 끝내 입을 열지 않은 용기 있는 기자였다”고 회고 했다.

김경래 경향사우회 명예회장은”심 회장은 ‘올챙이’ 기자로 있을 때나 언론사 최고경영자로 있을 때나 늘 거짓과 꾸밈이 없는, 소박하면서 진실한 사람”이라며 “모험과 보험 사이, 무리와 합리 사이를 절묘하게 오가는 경계인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심 회장이 경향신문 사회부 기자이던 시절 특별한 인연을 맺은 취재원들도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심상기 기자는 사회부 기자이던 1962년 강원도 화전민 마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봉사활동을 하는 이혜숙씨(73·여)의 사연을 기사화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씨는 “당시 기사가 나가자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이름을 따 ‘살아 있는 상록수’라며 각계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면서 “이때 도움으로 산골마을에 학교도 세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 회장은 4·19혁명 대열에 참가했다가 총탄에 숨진 친구에게 명예졸업장을 준 경기고 학생들의 소식도 세상에 알렸다. 경기고 58회 졸업생 대표인 최동식 고려대 명예교수(70)는”심 회장은 여전히 열정에 찬 20대 청년 같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 기념을 가진 회고록’뛰며 넘어지며’는 4·19 혁명, 5·16쿠데타 등 격동의 1961년 경향신문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심상기 회장이 언론·경영인으로서 보낸 50년 삶을 조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