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 제스처, 북미회담 염두한 듯
北 대화 제스처, 북미회담 염두한 듯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3.05.2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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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재개 전망 일러…원칙적 대화의지 밝힌 듯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관련국과 대화 의지를 내비쳤지만 이 것이 과연 어느정도의 진정성을 가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정부와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대체로 북한이 국제적인 고립을 탈피하고 대외 관계 개선 차원의 원칙적인 대화 의지 정도를 밝힌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또 6자회담에의 복귀 보다는 먼저 북미간 양자회담을 시도하려는 포석도 있다는 분석이다.

최룡해는 23일 저녁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건의를 받아들여 (한반도) 유관 각국과 대화를 발전시키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최룡해가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일각에선 한반도 정세가 본격적인 대화국면으로 전환돼 2008년 이후 중단된 6자회담이 재개되는 아니냐는 희망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주변국들에 전향적인 대화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은 높이 평가되지만, 과도한 기대와 평가는 아직 이르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회담의 형식과 내용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한 평가는 조심스럽다"며 "북한이 비핵화 회담을 수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고립으로 경제건설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위기의식을 느낀 북한이 당장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립서비스'를 한 것이란 분석이다.

'핵 무력-경제건설 병진 노선'을 핵심 정책으로 공식 채택한 북한이 6자회담의 목표인 비핵화를 쉽게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6자회담 보다는 지난해 2·29합의 같은 식량 지원을 받고 도발을 자제하면서 북미 양자대화를 시도하려는 포석을 깔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 연구원은 "(북한이) 핵무력 건설은 되지만 경제건설이 어렵다는것을 잘 안다. 지금 들어오는 대북제재 자체가 압박이 있고 고립감도 있어 앞으로 전망을 볼때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 (대외 관계개선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라며 "일본 불러들이고 중국에 나가고 그다음 단계는 미국을 쳐다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을 설득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남한에 대해서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 제의는 거부하면서 민간을 끌어들여 남남갈등을 부추겨 우리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 회담에 나서기는 쉽지 않지만 정부와 6자회담 주요국들이 북측을 대화의 무대로 끌어들이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장 연구원은 "북쪽이 대화를 언급했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한미가 생각하는 대화의 차이가 있을수 있지만 대화의 차이를 좁혀나가는 방향으로, 비핵화 회담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입장이 진전 또는 후퇴할 수 있는데 북한의 입장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관련국들의 대응에 따라 입장이 바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