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도시 ‘파주시 경쟁력’
대한민국 대표도시 ‘파주시 경쟁력’
  • 신아일보
  • 승인 2008.03.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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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를 접수하고 승인을 내주기까지 2시간 걸렸다. 통상 15개월 걸리는 사업이었다. 결재란에 시장 이름이 제일먼저 나왔다. 이어 부시장, 단장, 과장, 팀장 순으로 서명했다.
이화여대가 25일 신청한 파주캠퍼스 건립 사업은 이렇게 처리 됐다. 행정규제의 파격 행정이 얼마든지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이다.
파주시는 규제개혁이 뭔지를 새 모델로 제시했다. 유화선 파주시장은 이화여대 파주 캠퍼스조성 사업 시행안에 대해 관련 부서 직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협의한 뒤 당일 그것도 오전에 승인한 것이다.
국토계획법 등에 따라 시 도 농림수산식품부 한강유역 환경청 문화재청 등 관련 기관과의 신청 혐의 평가 등 통상적 행정절차는 물론 법령도 복잡해서 두루 거치자면 15개월이 걸리는 사업이다.
유 시장은 ‘인·허가를 신청하는 민원에게는 시간이 돈’이라며 ‘쓸데없는 시간비용을 줄여 주는게 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종전의 결재란을 뒤집어 맨 먼저 싸인 했다.
선 절차-후 승인 이라는 통념까지 함께 뒤집은 것이다.
이는 나중에 문제가 될 경우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진다는 뜻에서 부하직원보다 먼저 서명 하는 하향식 결재의 파격을 선택 한 것이다.
파주시는 매일 오전 8시면 17개부서 대표들이 전날 접수된 인허가 신청 서류를 원 스톱으로 검토해 사흘이내에 결과를 회신 한다고 한다. 특별한 사유 없이 지연시키는 직원을 인사 문책 해온 만큼 이날의 파격행정이 우연일 리는 없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골프장 허가에 필요한 도장이 700여개나 된다’ ‘임기 안에 공단 하나 만들지 못하는것 아닌지 걱정’이라며 온갖 규제가 촘촘히 얽혀 있는 현실을 개탄 했다.
파주시는 결재권한의 하향 이양과 사전 민원 심의제 등을 통해 1년간 1200여건의 개발 민원을 원 스톱으로 처리했고 민원처리 기간을 법정기한의 60%까지 단축했다. 파주시의 ‘대한민국 대표도시’표어가 수사로만 들리진 않는다.
기업이 움직이면 사람과 돈이 뒤를 따른다. 그러나 장 마리 위르티제 주한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회장이 ‘공무원 재량에 따라 집행되는 규제가 너무 많고 복잡하다’고 지적했듯이 복잡한 절차와 늑장 행정이 기업의 발길부터 막다시피 하고 있다.
이번일은 일반적인 절차를 뒤집는 ‘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법령이나 제도를 바꾸지 않고도 공무원의 자세에 따라 얼마든지 규제혁파가 가능한 것이다.
이런 파주시의 사례는 기업이 그 지역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을 먹게 만든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 행정’의 모범사례로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