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22일 CJ그룹이 거액을 탈세한 의혹과 관련해 국세청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2008년 이후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전달받았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을 검찰이 압수수색한 건 2010년 10월18일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이후 2년 만이다. 조사4국은 국세청의 중수부로 비유되기도 한다.
검찰은 국세청에서 넘겨받은 세무조사 관련 자료를 토대로 CJ 그룹 측의 탈세 규모와 시점, 관련 정황 등을 가려낼 방침이다.
이와 관련 CJ 그룹은 차명으로 소유한 재산이 뒤늦게 발각되면서 2008년 국세청에 1700억여원의 세금을 납부한 바 있다.
당시 탈루 재산을 고려한 세율을 적용해 세무당국이 산정한 납부액이 1700억원인 점을 감안해 이 회장의 차명 재산 규모가 4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 회장의 비자금은 차명재산을 관리했던 전 재무팀장 이모(44)씨가 살인 청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임직원 명의의 계좌로 주식과 채권, 예금 등 수천억원을 대신 관리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세무당국이 산정한 납부액이 1700억원 이상인 점을 감안해 이 회장의 차명 재산 규모는 4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검찰은 CJ그룹이 역외탈세를 통해 조성한 자금의 일부인 70억여원을 국내로 반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CJ그룹이 해외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가공·위장거래로 100억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한 이모씨 등 전현직 임원 2명의 '역할'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씨는 2006년 7월∼2007년 1월 사채업자 박모(42)씨와 함께 유령회사를 내세워 투자를 하거나 사설경마를 하는 방식으로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정상자금으로 현금화하는 일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온천 투자목적으로 박씨에게 170억원을 빌려줬지만 80억여원을 떼일 처지에 놓이자 폭력조직원에게 살인을 청부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해 4월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현재 CJ그룹 임원으로 전해진 신모 부사장도 이 회장의 지시를 받아 회사 내부에서 재무담당 업무에 깊숙히 관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과 세무조사 자료를 서로 비교하면서 탈세 관련 단서를 확보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CJ그룹 측 임직원에 대한 소환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전날 CJ그룹 본사와 제일제당, CJ경영연구소, CJ인재원, 임직원 자택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