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부 불만 확산…김정은에 대한 반발도
북한 내부 불만 확산…김정은에 대한 반발도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5.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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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일련의 대외 도발을 둘러싸고 북한 내부에서 불만이 높아지는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전시 체제를 오랜 동안 강제함에 따라 탈영병이 속출하고 있는 데다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으로 실직한 노동자와 가족 약 20만 명에 대한 처우가 사회 불안을 일으킬 것을 우려해 이들을 대상으로 감시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커지면서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의 권위를 강화하기 위한 도발이 오히려 김 제1 비서에 대한 반발을 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산케이는 말했다.

북한 정보를 취급하는 민간단체와 북·중 관계자들에 따르면 3월 이후 "전시 상황에 돌입했다"고 밝히는 등 한․미․일을 겨냥한 도발을 되풀이하면서 국내에서 전쟁열을 부추긴 결과 "차라리 전쟁이라도 나면 시원하겠다"고까지 말하는 주민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각지의 강습회에서 조선노동당 간부들이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일어나도 조선이 이길 것"이라고 설명하는 등 ‘개전 무드’를 진정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군기 문란이 심각하다. 군이 3월 하순 전시에 준하는 ‘1호 전투근무태세’를 발령한 후 사병들이 계속 긴장 상태에 놓임으로써 북․중 국경 지역에서 병사들의 탈영 및 주민들에 대한 약탈, 상관 폭행 등이 잇따라 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 한반도 소식통에 따르면 군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요구했지만 당과 정부 수뇌부에서는 이에 반대했었다. 당 간부들 사이에서는 "김 제1 비서의 충동적 판단이 공단 가동 중단을 초래했다. 김 비서만 아니었다면 무모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김정은 비서를 지목한 비난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 약 5만3000명의 임금으로 한국으로부터 연간 약 9000만 달러(약 1000억원)을 받아 왔다.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개성공단을 통한 교역액은 남북 교역 전체의 99%를 차지하는 약 25억 달러로 군 등의 주요 외화 획득 원천이 돼 왔다. 이때문에 군 내부에서도 자금 감소를 우려하는 간부가 있다고 한다.

문제는 단지 자금에만 그치지 않는다. 공단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20만 명이 넘는다. 이들은 전기나 수도도 한국서 공급받으며 에어컨과 온수 샤워를 사용할 수 있는 "별천지"(탈북자)의 대우를 받아 왔다. 군이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을 요구한 것도 노동자들이 한국식 생활에 물들어 다른 주민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들 사이에서 "지도층 때문에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는 불만이 흘러나오고 있어 당국은 비밀경찰인 국가안전보위부 등을 동원해 노동자와 가족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사상 교육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책임 문제가 불거지는 한편 정권 내의 균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