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워 Z' 이제까지의 좀비 영화와는 다르다
'월드 워 Z' 이제까지의 좀비 영화와는 다르다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3.05.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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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0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50) 주연 ‘월드 워 Z’는 초여름 흥행에 성공 할 것인가.

‘월드워Z’는 독특하게도 좀비 호러물과 블록버스터를 결합한 퓨전장르다. 대만에서 시작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전염된 남녀들이 좀비가 돼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군인 출신 UN소속 조사관 제리(브래드 피트)가 실태 보고서 작성차 세계를 누비며 벌이는 사건들을 다뤘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15분 하이라이트 상영회에서는 오랜만에 대규모 몹신이 연달아 등장, 스펙터클하면서도 역동적인 공포를 전했다. 세 가지 주요 시퀀스가 공개됐는데, 첫 번째는 아내·어린 딸들과 차를 몰고 가는 평화롭고 안온한 순간, 갑자기 폭주하는 좀비들로 난장판이 되는 뉴욕 거리의 모습이다. 두 번째는 제리가 이스라엘에서 목격하는 장면이다. 이스라엘인들과 팔레스타인들이 함께 좀비들을 피해 커다란 장벽 안으로 숨어들어 안도하지만, 좀비들이 몰려들어 벌레떼처럼 서로의 몸을 쌓아올려 장벽 너머로 침투하는 장면이다. CG로 만들어냈을 이 신도 압권이다. 세 번째는 비행기를 타고 일군의 사람들이 피난하는 장면인데, 겨우 난리를 피해 휴식을 취할 때 항공기로 숨어든 좀비가 공격을 시작하고 제리는 폭탄을 터트린다.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감독 마크 포스터(44)는 ‘머신건 프리처’, ‘007 퀀텀오브솔러스’ 같은 액션물뿐 아니라 ‘몬스터볼’, ‘연을 쫓는 아이’와 같은 암울하면서도 서정적인 작품들에서도 강세를 보여왔다. 짧은 영상이지만 ‘월드워Z’에서 역시 인간의 감정을 쥐고 흔드는 타이밍을 잡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하나같이 안도하는 찰나에 좀비의 기습 공격을 받는, 호러가 공포를 일으키는 공식을 적용했다. 비명이 절로 나온다. 더위를 잊게 해줄 것이 확실하다.

1968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감독 조지 로메로) 출현 이후 좀비는 그저 움직이는 시체가 아니라 전염성을 지닌 호전적 존재로서 공포영화의 주요소재 중 하나가 돼왔다. 죽이려 해도 이미 죽은 것이므로 죽지 않는다. 뱀파이어처럼 물린 이들까지 다시 좀비가 돼 무한증식한다는 점에서 끊이지 않는 공포를 유발하기에 더 할 나위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좀비물이 유독 인기가 없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홍보에서 ‘좀비’라는 단어를 빼기로 한 듯하다. 대신 ‘인류최대의 대재난’이라며 재난 블록버스터를 앞세운다.

‘월드워Z’는 뉴욕태생의 맥스 브룩스(41)의 소설이 원작이다. 아버지는 감독, 제작자, 작가, 배우로 종횡무진한 유대계 멜 브룩스다. 그도 TV 예능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작가로 출발해 소설가, 배우, 감독, 제작자의 길을 걷고 있다. 2003년 발표한 소설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로 인기작가로 부상했다. ‘월드워Z’는 2006년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와 아마존닷컴 등에서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이 소설의 영화화 판권을 놓고 브래드 피트가 운영하는 플랜B엔터테인먼트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39)의 아피안웨이 프로덕션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피트는 주연은 물로 제작, 프로듀서까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