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경쟁에 회원모집비 증가세
신용카드사 경쟁에 회원모집비 증가세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5.1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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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규제에도 신용카드사들의 회원모집 경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지난해 카드모집비용은 7401억원으로 2011년(7881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KB국민은행에서 분사한 KB국민카드가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른 카드사들보다 1000억원 가량 더 많은 모집 비용을 투자했던 비용을 감안하면 오히려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를 뺀 나머지 카드업계의 2011년과 2012년의 카드모집비용은 각각 5560억원과 589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

실제로 KB국민카드를 제외한 대부분 카드사의 카드모집비용이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인 카드사는 롯데카드로, 지난해 카드모집비용은 전년보다 228억원 증가한 1027억원(28.5%↑)을 기록했다.

또한 신한카드는 100억원 증가한 1479억원, 삼성카드는 18억원 증가한 1489억원, 하나SK카드는 20억 증가한 456억원을 카드모집비용으로 사용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카드모집비용이 출범 첫해(2011년)보다 810억원 줄어들었지만 1511억원을 사용하며 업계에서 가장 많은 회원모집비용을 기록했다.

그간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과도한 외형경쟁과 마케팅비용 증가 등을 규제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펼쳐왔지만 외형경쟁 증가 추세는 반전의 기미가 보이고 있지 않다.

카드모집비용은 지난 2001년 말 4107억원에서 2002년 4777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가 카드대란을 겪은 2003년에는 1671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2005년까지 1000억원대를 유지하다 2006년 이후 다시 증가 추세를 보였고 지난 2011년 7881억원, 2012년 740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신용카드 발급 규제 등 카드업계의 경영 환경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카드대란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을 회원 모집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카드모집비용 증가는 1인당 4.6장의 카드를 소지하고 있을 만큼 카드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카드모집인들에게 적은 수당만 줘도 카드 고객을 모으기가 쉬웠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고객을 유치하기 힘들어 지면서 수당을 늘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국에서는 마케팅비용을 축소하라고 하지만, 마케팅을 축소하면 당장 고객이 줄어드는 완전경쟁시장이기에 그것을 감수할만한 CEO는 없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카드모집비용을 줄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우리카드가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서게 되면 회원을 모집하기 위한 각 카드사의 움직임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같은 카드사의 카드모집비용이 고객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보통 카드사들이 지급하는 모집인 비용까지 합치면 카드 1장 발급에 10여만원이 드는데, 이는 결국 수수료나 부가서비스 축소 등 다른 방법을 통해 고객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카드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다른 카드사들은 회원을 뺏기지 않기 위해 마케팅비용을 증가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