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0.75%P 인하…적절성 논란
FRB, 0.75%P 인하…적절성 논란
  • 신아일보
  • 승인 2008.03.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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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침체기에 접어 들어…장기간 효과 의문
대폭 금리 인하로 인플레 등 각종 부작용도 우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현지시간) 연방기금 금리를 0.75%포인트 대폭 인하했다.
뉴욕 증시는 이날 FRB의 인하 조치를 반기면서 420포인트나 뛰어오르는 등 시장이 즉각 반응을 나타냈다. 월가 안팎에서는 1%포인트 인하하는 극약 처방을 취할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이내 FRB의 금리인하를 환영했다.
투자자들의 이 같은 반색에도 불구하고 이번 금리인하가 장기간에 걸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월가는 지난해부터 FRB의 금리인하 조치를 전후로 패닉(공황)과 반색 사이를 오가며 상당한 혼란을 겪어온 상태다.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단번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해소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미 경제가 경기침체에 접어들었고, 대폭 금리 인하로 인플레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이로 인해 FRB 내에서조차 이번 금리인하를 두고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0.75%포인트 금리 인하의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FRB는 지난해 9월 이후 6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이번에 대폭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금융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금융시장에 불안을 더 부추기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 때문이다.
중앙은행인 FRB가 현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책을 내놓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FRB의 기능 가운데에는 ‘경제적 심리’를 안정시켜야 하는 또다른 중요한 역할도 있다.
그간 FRB의 행동보다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 각 경제주체는 이를 토대로 경제를 진단하고 경제적 행동을 해 왔다.
카네기 멜론대학 마빈 굿프렌드대학 (경제학)교수는 “최근 몇주 간 FRB가 취한 행동은 결코 경제에 도움이 안됐다”고 전제한 뒤 “경제주체들에게 FRB가 안간힘을 쓰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FRB는 이날 금리를 인하하면서 미 경제의 건전성이 악화됐다고 언급, 국민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FRB는 “경제활동 전망이 더 어려워졌다”며 “금융시장이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고 신용경색, 주택경기 침체 가속이 당분간 경제성장을 짓누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빌라노바경영대학 빅토르 리 (경제학)교수는 “FRB가 아무 것도 안하고 있으면 패닉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도 “최근 FRB의 모습은 일반 국민들에게 경기침체를 맞아 별 효과적인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등 일련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2001년 이후 침체되고 있는 경제를 구할 수 없다는 소비자들의 신뢰감 추락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비는 잇따른 금리 인하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자리도 지난달 6만3000개가 감소했고 실업률이 4.8%를 기록, 갈수록 소비심리는 얼어붙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자들을 휩쓸고간 패닉 경향도 금리 인하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면서 좀처럼 신용위기를 극복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뱅크레이트닷컴(Bankrate.com)의 수석 금융분석가는 “미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라기보다 신용 위기”라며 “경기침체는 금리 인하나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이겨낼 수 있지만 신용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경제는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