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서울 환경영화제 “환경, 영화로 소통하다”
제10회 서울 환경영화제 “환경, 영화로 소통하다”
  • 온케이웨더
  • 승인 2013.05.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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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6일, CGV 용산 및 아이파크몰서…“환경&다양한 시각”

 

환경 영화가 상상하는 공존의 미래
 
이젠 스크린 속에서도 녹색 바람을 느낄 수 있다. 환경재단이 주최하는 ‘제10회 서울환경영화제’가 9일(목)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개막돼 오는 16일(목)까지 8일간 서울 CGV 용산 및 아이파크몰 일대에서 열린다.
  
화창한 봄날 교외 나들이가 부담스럽다면 ‘환경’ 영화를 보며 자연과 사람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서울환경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커다란 고리인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생각게 하는 축제다. 2004년에 첫 발을 내디딘 서울환경영화제는 ‘환경’을 화두로 삼는 테마 영화제로 환경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자리다. 또한 미래 환경을 가꾸기 위한 대안과 실천을 모색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막작은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이다. ‘프라미스드 랜드’는 9일 서울 연세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이 영화는 지난 2월 열린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특별언급상을 수상했다.
 
‘프라미스드 랜드’는 천연가스개발회사에 고용된 협상전문가 스티브(맷 데이먼)와 수(프랜시스 맥도먼드)가 개발 예정지를 찾아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는 회사의 제안을 반대하는 마을 사람들을 통해 스티브가 느끼는 미묘한 감정을 다뤘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구스 반 산트 감독은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넘나들며 ‘아이다호’ ‘엘리펀트’ ‘굿 윌 헌팅’ 등 수작을 남긴 감독이다. 주인공 맷 데이먼과 ‘굿 윌 헌팅’ 이후 15년 만에 재회해 눈길을 끈다.
 
 
기후변화 문제 다룬 영화 통해 환경현안에 대한 경각심 고취
 
이처럼 이번 영화제는 ‘기후변화와 미래’ ‘국제환경영화경선’ ‘그린파노라마’ ‘한국 환영화의 흐름’ ‘지구의 아이들’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등 주제별로 섹션을 나눠 42개국 146편의 환경영화를 선보인다.
 
국제환경영화경선 부문에서는 장폴 조의 ‘우리는 기니피그인가?’와 가브리엘라 코우퍼스웨이트의 ‘블랙피쉬’ 알릭스 던칸의 ‘레드하우스’ 등 개별 국가가 처한 다양한 환경이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들이 상영된다.
 
영화 ‘우리는 기니피그인가?’는 유전자조작식품(GMO)과 핵에너지 이용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전자조작식품과 원자력 발전은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두 가지다. 하지만 누구도 이 둘의 위험성과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주사위 놀이처럼 우연과 확률에 기대고 있지만 이 놀이의 결과가 결국 인류를 파국으로 몰고 간다면 어떨까. 제작자인 장폴 조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비과학적 자료와 근거 없는 낙관에 기반해 인류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위험한 실험을 경고하고 있다.
 
영화 ‘블랙피쉬(Black fish)’는 최근 미국에서 동물권 논쟁을 촉발시킨 화제의 영화다. 영화의 내용은 미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 놀이공원에서 범고래쇼 공연을 하던 범고래 ‘틸리쿰’이 갑자기 조련사를 공격해 죽음에 이르게 한다. 감독은 범고래의 본성, 불법으로 자행되는 범고래 포획, 조련사들의 애환과 죽음, 그리고 수십억 달러 규모인 해양공원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강렬한 영상과 감성적인 인터뷰로 담아냈다.
 
 
▲레드 하우스(The Red House)
 
영화 ‘레드 하우스(The Red House)’에는 뉴질랜드인 남편 ‘리’와 중국인 아내 ‘지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두 사람은 문명과 동떨어진 외딴 섬의 ‘레드 하우스’에서 살고 있다. 이들의 집은 수북하게 쌓여 있는 책과 물건들 위로 켜켜이 먼지가 내려앉은, 마치 추억의 저장고처럼 시간이 고여 있는 곳이다. 리는 추억을 담고 있다며 물건들을 모아두고, 지아도 쓸 데가 있을 거라며 아무것도 버리지 않는다. 연로한 부모를 모시기 위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지아와 리, 어려서 고향을 떠난 지아에게 중국은 기억이 사라진 낯선 나라일 뿐이다. 또한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은 그들에게 버겁기만 하다. 영화는 두 주인공을 통해 문화와 환경,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성찰과 혜안을 표현하고자 했다.
 
한국 환경영화로는 ‘잘먹고 잘사는 법’ ‘나무의 시간’ 등 14편이 준비 돼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법(Sweet Temptation)’에서 11살 정호는 엄마와 함께 생식을 하는 아이다. 친구 해미는 그런 정호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생식에 대한 인식의 차이로 사사건건 부딪히는 정호와 해미. 그러던 어느 날 해미가 정호에게 선물한 초콜릿은 악마의 유혹이다. 정한진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먹을거리를 소재로 ‘차이’와 ‘다름’을 설명하고 있다. 사람마다 제각각인 다양성을 수용하는 착하고 따뜻한 영화다.
 
 
▲잘 먹고 잘 사는 법(Sweet Temptation)
 
정다희 감독의 영화 ‘나무의 시간(The Hours of Tree)’은 나무의 삶을 그렸다. 정 감독에게 나무는 인간의 삶과 다른 종류의 시간을 생각하게 한다. 나무는 봄에 잎을 피우고 겨울에 잃어버리는 순환의 과정을 거친다. 또 여러 세기를 넘나든다. 생을 다한 후 의자나 종이의 형태로 다음 생을 살기 때문이다. 영화는 나무의 다양한 순간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 보인다.
 
환경영화제에는 우리 삶속에 밀착돼 있는 환경의 문제들을 다루는 작품들이 많다. 개발에 맞선 주민들과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다룬 영화들은 ‘나의 이야기’도 될 수 있어서 인지 긴장감을 일으킨다.
 
‘기후변화와 미래’는 올해 환경영화제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주제 중 하나다.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 문제 등을 다룬 영화를 통해 유전자조작식품 등 환경 현안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킨다.
 
그중 영화 ‘쓰레기(Waste)’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부족한 건 식량이 아니다. 문제는 버려지는 3분의 1. 유럽연합 각국에서는 3백만 t의 빵이 매년 쓰레기로 둔갑한다. 유럽과 북미에서 버리는 음식만으로도 전 세계의 굶주린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다. 영화는 이처럼 우리의 소비 방식이 빚어낸 ‘낭비’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 ‘메마른 호수(God Is Rain)’는 케냐의 투르카나 호수가 배경이 된다. 이 호수에서 5만명의 사람들이 물고기로 배를 채우고 농경과 목축에 필요한 물을 얻는다. 하지만 가뭄이 길어지고 호수가 마르면서 호수 주변의 공동체는 물론 그들의 삶의 방식도 사라져간다. 영화는 강 상류에 댐을 건설한 사람들, 기후변화를 야기한 선진국 사람들을 떠올리며 과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반문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는 경쟁부문인 ‘국제환경영화경선’이 가장 핵심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영화들로 구성됐다.
 
 
▲춤추는 숲 (Forest Dancing)
 
 
도심의 작은 산을 지키기 위한 성미산 마을 공동체의 투쟁을 담은 ‘춤추는 숲’을 비롯해 수질오염의 문제를 다룬 ‘소피아의 도전’, 중국 유전문제를 통해 중국 자본주의 이면을 고발하는 ‘위먼애가’, 원자폭탄이 인류에게 남긴 폐해를 되돌아보는 ‘스네이크 댄스’ 등이 상영된다.
 
이번 환경영화제의 입장권은 일반 5000원(3D 8000원), 할인 2500원(3D 4000원)이며, 10인 이상 단체는 할인요금이 적용된다. 영화제 관련 상세정보와 상영 및 행사 일정은 서울환경영화제 홈페이지(www.gffis.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매는 CGV 홈페이지(www.cgv.co.kr)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무료관람 ‘시네마 그린틴’ 및 다양한 체험·전시 행사도 마련
 
이번 영화제에서는 교육적 가치와 재미를 겸비한 환경영화들을 선별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영화제 기간 동안 무료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시네마 그린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신청대상은 전국 초·중·고 재학생 및 모든 청소년이다. 서울 외 지역은 10인 이상 단체로 사전 신청(www.gffis.org)하면 되고, 서울지역은 개인 참여가 가능하며 현장 매표소에서 학생증을 제시하면 된다.
 
 
▲두 바퀴면 충분해요(Two Wheels Good)
 
‘시네마 그린틴’ 참여자를 대상으로 환경영화 백일장도 개최한다. 영화제에서 환경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제출해 접수하면, 심사를 거쳐 우수감상문을 선정해 오는 14일(화) 영화제 시상식에서 시상한다. 또 한국과 캐나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지난 80년 동안 북극지역의 풍광과 변화를 담은 사진전을 열 계획이다. 이처럼 환경교육기관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다양하고 유익한 체험프로그램과 이벤트를 통해 교육과 놀이가 어우러지는 흥겨운 축제 공간이 마련된다.
 
문의 : 02-2011-4376
 
<사진 제공 = 서울환경영화제>

□2013/05/10(금) 상영작
 
 
□5월 11일(토) 상영작
 
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parkseon@onkweather.com